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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잡아라'… 손보사 장기보험 경쟁 '후끈'


입력 2022.05.11 06:00 수정 2022.05.10 10:38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현대해상·DB손보 등 맹추격

시장 구도 변화 여부에 눈길

국내 손해보험업계의 장기보험 시장 규모가 연간 60조원에 육박했다.ⓒ연합뉴스

국내 손해보험업계의 장기보험 시장 규모가 1년 새 3조원 가까이 더 성장하면서 연간 6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부동의 손보업계 선두 업체인 삼성화재가 주춤하는 사이 2위권 손해보험사들의 추격이 매서워 지고 있다는 점이다.


강화되는 규제를 앞두고 비상구로 떠오른 장기보험을 두고 손보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재보험과 보증보험 등 특수보험사를 제외한 국내 15개 일반 종합 손보사가 지난해 장기보험에서 벌어들인 원수보험료는 총 58조8345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늘었다. 액수로만 2조9122억원 증가했다.


원수보험료는 보험사가 계약을 체결하고 가입자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손보업계의 시장 점유율을 살펴볼 때 주로 이용된다.


주요 손보사별 흐름을 보면 선두는 국내 최대 손보사인 삼성화재가 차지했다. 다만, 성장률만 놓고 보면 다소 아쉬운 수준이었다. 삼성화재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10조611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경쟁사들의 추격에는 가속도가 붙으면서 삼성화재와의 격차가 상당 폭 축소됐다. 현대해상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9조1922억원으로 7.6% 증가했다. DB손해보험 역시 8조9910억원으로, 메리츠화재는 8조5179억원으로 각각 6.8%와 9.2%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KB손해보험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도 7조4726억원으로 6.5% 증가했다.


5대 손해보험사 장기보험 원수보험료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손보사 장기보험의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포화 상태에 다다른 국내 보험 시장 여건에서 그나마 성장을 꾀해 볼만한 영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손보사들이 장기보험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수익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장기보험에는 질병보험과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등이 꼽히는데 실제로 이들 대부분은 최근 손보사들의 주력 판매 상품들이다.


장기보험은 어떻게 상품을 설계하느냐에 따라 보험료 수준이 자동차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 특히 고객이 한 번 가입할 경우 보험료 납입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다는 점은 손보사 입장에서 가장 큰 장점이다. 매년 갱신 기한이 돌아오는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은 고객 이탈로 인한 수입보험료 감소를 걱정해야 하지만, 장기보험은 길게 20년까지 지속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본격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새 국제회계기준(IFRS17)도 손보사들이 장기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게 만드는 배경 중 하나다. 내년부터 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의 부채 평가 기준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의 보험금 부채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요즘 보험업계가 자본 확충과 더불어 이익 확대에 그 어느 때보다 신경을 쓰고 있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의 주력 먹거리로 떠오른 장기보험을 둘러싸고 사실상 무한 경쟁이 펼쳐지면서, 관련 시장에서만큼은 업계 구도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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