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친선관계, 시대적 요구와
양측 인민의 근본이익 부합되게
끊임없이 강화·발전될 것 확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전승절(5월9일)에 맞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 러시아 전승절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대항한 소련의 승리를 기념하는 날이다.
1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발송한 축전에서 "러시아에서의 위대한 조국전쟁 승리기념일에 즈음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와 인민의 이름으로 당신(푸틴 대통령)과 친선적인 러시아 정부와 인민에게 가장 열렬한 축하와 따뜻한 인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인민이 무비의 영웅주의와 희생성을 발휘하여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던 파시즘을 격멸하는 정의의 대전에서 위대한 승리를 이룩하였다"며 "러시아 인민의 위훈과 공적은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인민들의 기억 속에 역력히 새겨져 있으며 영원히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멸의 승리의 전통을 이어 적대세력들의 정치군사적 위협과 공갈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고 나라의 존엄과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러시아 인민의 위업에 굳은 연대성을 보낸다"고 밝혔다.
서방국가들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밖에 없었다는 러시아 측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며 연대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전략적이며 전통적인 조로(북러) 친선관계가 시대적 요구와 두 나라 인민들의 근본이익에 부합되게 끊임없이 강화·발전되리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근본이익 침탈 시 핵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연대 강화를 '근본이익'에 결부시킨 셈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핵무력의 기본사명은 전쟁 억제에 있다"면서도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었다.
다만 '근본이익'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자의적 판단'에 따른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평가다.
북한 주재 러·중 외교관,
평양에서 처음으로
러 전승절 기념 합동 행진
한편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자국 전승절 기념과 관련해 처음으로 중국 대사관 측과 합동 행진을 가졌다고 밝혔다.
대사관 측은 '불멸의 연대'로 일컬어지는 전승절 행진을 9일 오전 11시 평양에서 중국 측 외교관들과 함께 진행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중러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공동선언대로 '양국 간 우호에는 한계가 없다'는 내용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개된 영상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북한 당국이 연일 강조하고 있는 '비상방역전'이 외교관들에겐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