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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조 클럽 요동...정유·철강·금융↑성장주↓


입력 2022.05.24 05:00 수정 2022.07.20 09:04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네이버·카카오 시총 28조 증발

에쓰오일·고려아연 ‘10조 돌파’

“성장주 가격 조정 점차 진정”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화면에 23일 코스피 종가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올해 들어 금리 인상과 긴축 기조로 국내 상장사 시가총액 순위가 요동치면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동성 장세가 꺾이자 성장주가 밀려난 사이 정유·철강·금융·조선 등 전통 산업주가 치고 나왔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시총 10조원 이상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41개로 작년 말(42곳)과 비교해 1곳 감소했다. 이 기간 시총 순위 10위권 중 올해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3개 종목의 순위가 조정됐다. 삼성전자는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그 시대의 주도 업종을 반영하고 있는 2위서부터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말 시총 순위 2위였던 SK하이닉스는 3위로 내려왔다. 역대급 공모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연초 2위로 입성하면서 순위가 한 계단 후퇴했다. SK하이닉스 시총은 95조3683억원에서 82조264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약 한 달여 만인 지난 20일에 다시 시총 100조원대로 복귀했다.


다만 일부 2차전지주를 제외한 성장주 주가가 대폭 하락했다. 특히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의 시총 순위가 3위에서 6위로, 카카오는 6위에서 10위로 내려앉았다. 시총은 네이버가 62조926억원에서 45조5236억원으로, 카카오는 50조1508억원에서 36조8149억원으로 감소했다. 각각 약 14조5000억원, 13조3000억원씩 줄었다.


올해 시기총액 10조 클럽에서 탈락한 종목 ⓒ데일리안

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는 시총 ‘10조원 클럽’ 명단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엔터·게임·바이오 업종인 하이브, 엔씨소프트, 셀트리온헬스케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넷마블은 올해 시총 10조 클럽에서 빠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시총이 지난해 말 17조2125억원에서 지난 20일 9조3293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가 이날 10조원대를 회복했다. 게임 업종 중에선 크래프톤만 유일하게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지만 역시 22조5248억원에서 12조5870억원까지 줄어든 상태다.


반면 정유·철강·금융·조선 등 시장에서 소외됐던 가치주들이 시총 10조원대에 진입했다.


전통 산업주인 에쓰오일(9조6483억원→11조8212억원), 고려아연(9조6426억원→10조8691억원), 우리금융지주(9조2463억원→10조6661억원), 현대중공업(8조4512억원→10조2089억원)이다. 에쓰오일은 유가 상승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효과로 주목받았고 고려아연은 원자재 가격 인상의 수혜를 입었다. 금융주는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이자이익 기대에 따라 수혜주로 부각됐다.


가치주 중심의 시장이 전개되고 있지만 급락한 성장주에 조금씩 관심을 가질 시기라는 의견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 스타일의 부진은 금리 방향성과 관련이 높고 가치 스타일에 대한 매력은 장기적으로 유효하다”면서 “다만 미국 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있고 구리 가격도 최근 중국 경기 우려와 함께 진정되고 있어 성장주 가격 조정이 점차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발표를 지나면서 시장의 색깔은 조금씩 바뀌고 있는데 대형 성장주들은 실적에 따라 주가 방향이 결정된 반면 인플레이션 관련 주식들은 고점을 지나고 있다”며 “성장주 중에서도 시장이 조정 받는 동안 덜 빠진 주식의 체력이 좋아보인다”고 밝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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