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보수정당 최다 승리 '동률'
직전 지선 2곳 승리에서 10곳 늘려
민주당, 14곳 승리→5곳으로 위축
그나마 경기도 건지며 안도의 한숨
6·1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12곳을 석권했다. 제1야당 민주당은 경기도에서 막판 대역전승을 이뤄내며 5곳을 지켜냈다.
국민의힘은 2일 오전 7시 30분 현재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김진태 강원도지사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김영환 충북도지사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 12명의 당선자를 냈다.
민주당은 △김동연 경기도지사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관영 전북도지사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등 5명의 당선자를 냈다.
국민의힘이 17개 광역단체 중 12곳에서 승리한 것은 역대 지방선거에서 보수정당이 거둔 최대 성과와 동률인 기록으로, 압승으로 평가된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전면 시행된 이래, 국민의힘은 전신 정당인 한나라당이 2006년 지방선거에서 12곳을 승리한 게 최대 승리였다.
특히 직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구광역시장과 경북도지사 단 두 곳만 승리하며 'TK 자민련'으로 쪼그라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만연했지만, 4년만에 수도권 2곳 승리에 충청권 4곳을 석권했으며 강원도마저 11년만에 탈환해 전국 정당으로 재도약하며 부활의 날개짓을 했다.
민주당은 직전 지방선거에서는 17개 광역단체 중 14곳을 싹쓸이하며 헌정사상 최대 규모의 승리를 따냈으나, 4년만에 당세가 호남과 제주를 중심으로 위축됐다. 그나마 막판 경기도에서 대역전승을 이뤄내며 김동연 후보를 당선시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는 평가다.
김동연 후보도 개표 초반부터 막판까지 계속해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열세를 보였으나, 이튿날 새벽 5시 32분에 역전한 뒤 근소한 표차로 신승했다.
'심판' 계속…중앙 이어 지방권력 재편
3연속 선거 패배 민주당, 전당대회서
당 쇄신 방향 놓고 백가쟁명 논쟁할 듯
김동연 "민주당엔 변화와 개혁 필요"
국민의힘의 승리 요인으로는 △새 대통령 취임 22일만의 전국단위 선거 실시로 '허니문 현상'을 누린 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효과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최소 600만 원 지급을 규정한 추경 통과 등이 꼽힌다.
민주당의 패인으로는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쇄신과 성찰 노력이 없었던 점 △직전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고문의 무리한 재등판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통과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 등이 거론된다.
기본적으로는 우리 국민들이 지난 3·9 대선을 통해 중앙권력을 교체한데 이어, 곧바로 치러진 6·1 지방선거에서 지방권력 재편까지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올해 3·9 대선에 이어 이번 6·1 지방선거까지 큰 선거에서 3연승을 달리게 됐다.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 대다수까지 탈환하면서 여전히 원내 의석에서 열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추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반면 큰 선거에서 연전연패를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은 다가올 전당대회에서 당의 쇄신 방향을 놓고 백가쟁명식 논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극적인 대역전승을 거둔 김동연 후보가 "민주당에는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단언한 만큼, 논쟁 과정에서 김 후보의 역할도 주목된다는 관측이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7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국민의힘 5석, 민주당 2석으로 귀결됐다. 이 7곳은 본래 국민의힘이 4석, 민주당이 3석을 보유하던 곳이라, 국민의힘이 1석 늘어나고 민주당이 1석 줄어든 결과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경기 분당갑 국회의원 △김영선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이인선 대구 수성을 국회의원 △박정하 강원 원주갑 국회의원 △장동혁 충남 보령서천 국회의원을 당선시켰다.
민주당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김한규 제주을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새로 당선된 의원 수를 더하더라도 원내 의석 현황은 민주당이 169석, 국민의힘이 114석으로 여전히 민주당이 압도적 우위에 있다. 그러나 큰 선거에서 세 번 연속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는 명분은 정국에서 강력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향후 국민의힘이 선거를 통해 확인된 민심을 근거로 의회권력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강공에 나설 가능성이 예측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