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 재개발, 특화지구·시설 가시권
일부 시설 14년만에 국민 품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전과 연계, 속도감 높여
1978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터미널로 개장한 부산항 북항이 국내 최대의 무역항으로의 성장을 부산 신항에 맡기고 항만기능이 재편됨에 따라 대단위 재개발 개발계획에 착수한지 14여 년 만에 국제 해양관광도시로의 가시권에 들어왔다.
부산항 북항 재개발은 한동안 부산의 중심과도 같았던 논제다. 6.1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부산 북항을 찾았다. 북항 재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나서야 왜 그렇게 부산이 북항 재개발에 열심이었는지 이해가 됐다.
재개발은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진행되는데, 마스터플랜을 보니 단순한 원도심 개발 차원을 넘는 새로운 해양도시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북항 재개발 1단계, 93% 공정률 글로벌 해양관광도시 첫걸음 땠다
우선 1단계 개발은 국제여객부두와 국내 최대 수변공원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153만㎡에 복합항만·복합도심·해양문화·상업업무·공공업무·IT와 영상 및 전시 등 특화지구와 마리나·크루즈 부두·오페라하우스·워터프론트 시설로 구성돼 착착 진행 중이다.
북항 재개발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1단계 기반시설 공정률은 93%로, 올 12월 분양시설의 완공,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랜드마크가 들어설 부지의 민간투자 확정과 트램 건설 또한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국가적인 성장의 모멘텀이 될 오는 9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신청서 제출에 앞서 이들 시설들의 투자개발 확정을 통해 유치 가능성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부산항만공사(BPA) 강준석 사장은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앞두고 있어 트램 등 빠른 추진이 가능해질 전망”이라며 “이미 개발계획이 나와 있고, 예비타당성조사가 올해 말이면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단계 재개발의 핵심이 될 랜드마크 부지는 아직까지 투자와 구체적인 계획이 완성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도시의 상징이자 재개발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인 만큼 신중하고도 특별한 조성계획을 필요로 하지만 박람회 유치와도 연계돼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진 중이다.
사업 추진의 주체와 투자비용을 놓고 한때 논란을 빚었던 오페라하우스는 부산시의 주도로 이미 착공돼 골조를 드러내고 있고 크루즈 부두는 활성화를 타고 연 200건 도래에서 코로나19 이후 뚝 끊겼던 뱃길을 복원하는 활성화 작업을, 마리나 시설도 올해 완공을 계획으로 조성되고 있다.
물론 단계별 구체적 공정에는 어려움도 많다. 북항 1부두와 2부두 사이는 원래 매립계획이었지만 140m 떨어진 공간에 부두교(가동교)를 놓는 방식으로 변경됐으며 마리나 시설은 부지가 항만시설로 소유가 아닌 임대만 가능해 민간공모가 3차례나 유찰됐었다. 오페라하우스 또한 조성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난항을 겪다가 현재 35%의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10차례 사업계획 변경 및 보완 등 우여곡절을 겪다 보니 부산 시민들에게는 개발 기대감과 함께 피로도도 쌓인 측면이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등은 일부(20만9000㎡)를 친수공간으로 조성해 지난달 시민들과 관광객에 전면 개방하기도 했다. 문화공원 2, 3호·연결교량·보도교·보행데크·공중 보행로·하늘광장·야생화 단지 등을 안전관리 상 주간에 한 해 개방하고 즐길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시설들 옆에 자리한 야영장은 주·야간 모두 개장돼 연일 만석이 되는 등 그야말로 시민들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는 등 역할과 기능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개방길이 조성된 해안산책로를 따라 오르다 보니 야생화 꽃들은 지고 있었지만 유람선이 다닐 수로가 새단장으로 맞았다. 이어 랜드마크 부지에 다다랐는데, 부지 앞쪽에는 ‘2030 EXPO BUSAN’이라는 큰 표식으로 존재감을 보이고 뒤편으로는 오페라하우스의 공사현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미래에 들어설 부산, 나아가 국제 해양도시의 위용을 상징할 랜드마크가 될 곳에 미리 와 있다는 생각이 미치니 제대로 조성된 랜드마크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다.
북항 재개발 1단계는 2조4000억원이 투입돼 새로운 북항시대의 개막을 선언함과 동시에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맞물려 개발의 정점에 와 있다. 박람회는 5개국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고, 내년 3월 실사단의 평가를 앞두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에 개최지가 결정될 예정이다.
북항 재개발 2단계, 국제 비즈니스·원도심 개발 결합해 미래 성장거점 꿈꾼다
북항 1단계 개발에 이어 2단계 개발은 228만8000㎡를 대상으로 부산시 컨소시엄이 내년부터 4조4000억원이 투입돼 2030년 목표로 추진된다. 공공시설은 84%의 진척을 보인다.
사업자인 부산시 컨소시엄은 부산시를 대표로 부산항만공사가 45%, 한국토지주택공사(LH) 40%, 부산도시공사 11.7%, 한국철도공사 3.3%로 구성돼있다. 현재 사업 현상을 마치고 KDI의 예타조사가 진행 중이다.
자성대부두 재개발과 부산역 및 부산진역 철도시설 재배치 등으로 원도심을 결합한 개발 계획으로, 국내에서는 ‘항만 재개발의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특히 부산진 테라스와 마이스(MICE), 사일로 콤플렉스는 24시간 열려있는 국제 비즈니스의 중심지이자 원도심과 상생 발전하는 미래 성장의 거점으로의 방향성을 담았다.
자성대부두는 국내 첫 부두로 약 50년 가까이 운영되면서 항만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다. 한 해 200만TEU의 물량을 처리하기도 했지만 부산 신항이 개발되면서 물류 기능은 신항으로 넘긴 상태다.
내항의 뱃길로 거슬러 올라봤다. 2단계 개발지는 아직은 부두시설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온다. 5부두와 7부두를 거쳐 미군이 이용하는 8부두, 계약된 배만 접안이 가능한 동국제강 전용부두, 관공선이 주로 드나드는 부두를 지나니 국내 최초의 빨간색 재래식 등대가 보였다. 기능은 잃었지만 상징은 남아있었다.
이어 1990년대 이후부터 활성화된 신감만부두가 등장했다. 주황색 컨테이너 크레인 7대 사이에서 파란색 크레인 1대가 눈에 띤다. 2003년 위력이 대단했던 태풍 ‘매미’ 때도 유일하게 넘어가지 않고 버틴 크레인이라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지나니 부두의 임대료 측정기준 상 표준 스탠다드로 불렸던 신선대 부두 입구가 등장했다. 항만 노동자들의 노고가 그대로 담긴 듯하다. 4개 운영사가 있던 곳이 현재는 1개 운영사만 남았다.
신선대 부두 끝자락에는 5개 선석이 자리해 1만4000TEU까지 접안이 가능한 가장 큰 부두를 돌아 이제는 부산의 관광코스가 된 부산항 대교 밑을 지나 감만부두로 안착했다.
강준석 BPA 사장은 이 같은 2단계 재개발에 대해 “앞으로는 이곳이(2단계 재개발지) 부산의 대표 관광지 해운대보다도 더 핫한 곳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가적으로는 글로벌 해양산업의 거점으로, 지역적으로는 체류형 국제해양 관광도시로의 청사진이 비로소 실감이 가기 시작했다.
북항 재개발의 콘셉트인 도시구조는 국제해양관광도시, 해륙교통의 관문도시, 환경친화적인 복합도시 설정이 계획대로 ‘하모(잘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