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41)가 범행 동기와 관련해 "특정 종교 단체에 원한이 있는데 아베 전 총리와 그 단체가 연결돼 있다고 믿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현지 경찰이 8일 밝혔다.
아베 전 총리 총격 사건을 수사 중인 나라현 경찰은 이날 오후 9시 30분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야마가미는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께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가두 유세를 하던 아베 전 총리에게 총격을 가했고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아베 전 총리가 나라현에 방문한다는 사실을 인터넷을 보고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포 후 야마가미는 "내가 한 일이 틀림 없다"며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고 나라현 경찰은 전했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서 죽이려고 했다"면서도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특정 종교단체 간부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 간부를 노릴 생각이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용의자가 거론한 종교단체 간부는 사건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한 총은 검은 테이프로 감긴 사제총이었다. 나라현 경찰은 "외형으로 보면 길이 40㎝, 높이 20㎝였다"며 "용의자의 자택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사건에 사용된 것과 유사한 사제총을 몇 정 더 압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야마가미의 자택 수색 중 폭발물이 발견됐다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야마가미는 "권총과 폭발물을 지금까지 여러 개 제조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국방과 관련된 사무를 담당하는 일본 행정기관인 방위성 관계자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복무했다고 한다.
교도통신은 야마가미가 2020년 가을부터 간사이 지역에 있는 업체에서 근무했지만, 올해 4월 "힘들다"며 5월에 퇴직했다고 보도했다.
나라현 경찰은 야마가미가 현재 무직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