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러다 죽는다”…대우조선 협력사 대표, 하청노조 파업에 눈물의 삭발식


입력 2022.07.11 16:35 수정 2022.07.11 18:41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하청노조 불법파업으로 협력업체 총 12곳 폐업

협력사 대표 80여명, 서울 상경해 집회 개최

임직원도 "법 집행" 촉구…아침부터 호소문 배포

11일 오후 용산전쟁기념과 앞에서 진민용 ㈜삼주 대표가 조선하청지회 장기 불법파업 규탄 삭발식을 가졌다. ⓒ데일리안

“비록 저는 하청노조의 불법 앞에 무릎을 꿇었지만,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해선 안 됩니다.”


하청노조 불법파업 40일. 이들의 점거농성으로 인해 결국 협력업체 사업장이 폐업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번 파업으로 7곳, 지난해 도크 무단점거 당시까지 포함하면 총 12곳이 문을 닫았다.


11일 오후 2시 무더운 여름 날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사내협력사를 운영하다 폐업절차를 밟게 된 진민용 ㈜삼주 대표는 이날 폐업한 사업장들을 대표해 눈물의 삭발식을 단행했다.


진 대표를 비롯한 사내협력사 대표들은 장기화된 하청노조 불법파업에 거제도에서부터 먼 길을 떠났다. 올라오는 길부터 다사다난했다. 상경하던 와중에 사고가 발생해 오전 11시 예정됐던 집회는 오후 2시나 돼서야 시작됐다.


11일 오후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대표80여명이 하청지회 불법파업 수사 촉구 집회를 가졌다. ⓒ데일리안

협력업체 대표들의 호소문 발표 후 진민용 대표는 의자에 앉아 삭발을 진행했다.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진 대표는 “하청노조의 불법파업으로 남은 것은 많은 부채와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 뿐”이라며 “나머지 협력사 대표들에게는 이런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진민용 대표에 따르면 하청노조는 진 대표의 작업장 입구를 봉쇄하고,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들에게 협박 전화를 돌렸다. 이 같은 불법파업으로 작업 진행이 어려워지자, 진 대표는 폐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진 대표는 “2017년 3월 사내협력사 창업 후 5년 4개월이란 기간 동안 어렵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동료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들게 위기를 극복하며 버텨왔지만, 지금 바로 눈앞에 있는 노력의 결실을 포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조선사업이 금속노조에 흔들려선 안된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말한 ‘공정과 상식’은 민주노총과 같은 힘 있는 권력 집단에선 제외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하청노조와의 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협력사 대표들은 “그동안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하청노조는 ▲노조 전임자 인정 ▲노조 사무실 지급 ▲상여금 300% 인상 등 요구안만 제시하고 협상의 의지가 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의 불법행위를 감내하며 기다렸지만, 협상에는 진전이 없고 경영상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공권력 개입을 촉구했다.


11일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호소문을 배포했다. ⓒ데일리안

같은 날 오전 8시 출근길.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도 사무실 대신 길거리로 나섰다. 경찰청 앞에서 임직원 5명은 일렬로 서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또 다른 임직원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을 붙잡고 열심히 호소문을 배포했다.


전단지를 거절하고 지나가는 이들이 반 이상이었지만, 임직원들은 굴하지 않고 계속 호소문을 나눠주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은 호소문을 통해 “실현 불가능한 요구사항을 내세우며 조선소 핵심 생산시설인 도크를 점거하고 생산을 방해하는 불법 파업을 한 달 넘게 자행하고 있다”며 “그동안 회사 회생을 위해 어떠한 고통도 감내해온 2만 여명의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의 노력이 불법행위로 인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핵심 생산시설을 점거하고 있는 하청지회를 해산시켜 달라”며 “불법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법질서를 바로 잡아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하청노조는 지난달 22일부터 1도크에서 건조 중인 대형 원유운반선(VLCC)에서 점거농성을 펼치고 있다. 이 점거농성으로 대우조선해양에서는 지난 달 28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1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백두망아지 2022.07.11  11:50
    반도체 어렵게만들고
    원전 박살내고
    자동차는 깡통이고
    이제 조선사업도 훨훨 날라가는군아.
    0
    0
1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