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장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현금 4000만원·명품 시계 등 줬다”
부산 이전 첫날 터진 대형 악재에
해수부 직원들 당황 넘어 ‘황당’
5일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 본사의 부산 이전 발표회가 열린 부산 중구 코모도호텔에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양수산부가 부산 이전 첫 짐을 푸는 날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북극항로 개척과 부산 해양수도 건설 선봉에 섰던 전재수 장관이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해수부 부산 이전이 가지는 상징성마저 옅어지는 분위기다.
최근 통일교 핵심 간부였던 윤영호 씨가 지난 8월 김건희 특별검사팀에 “민주당 현직 의원 1명과 전직 의원 1명에 각각 수천만원 현금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현직 의원 1명이 바로 전재수 해수부 장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전 장관에게 현금 4000만원과 까르띠에, 불가리 등 명품 시계를 건냈다. 이러한 내용은 특검팀 수사보고서에 적시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10일에는 통일교가 전 장관에게 금품을 전한 목적이 한일 해저터널과 관련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SBS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대표 숙원사업인 한일 해저터널 건설과 관련해 청탁 목적으로 전 장관에게 금품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도했다.
현재 UN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갔다가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전 장관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한 상태다.
전 장관은 “저를 향해 제기된 금품수수 의혹은 전부 허위이며, 단 하나도 사실이 아니다”며 “의정활동은 물론 개인적 영역 어디에서도 통일교를 포함한 어떤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따라 이사 업체가 정부세종청사에서 옮겨온 물건을 해수부 부산 청사로 옮기고 있다. ⓒ해양수산부
한일 해저터널 관련해서도 전 장관은 2021년 당시 “물류거점도시를 만들기 위해 가덕신공항을 비롯해 숱한 노력을 기울이는 마당에 해저터널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SNS에 건설 반대 의견을 올린 바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부산 이전을 시작 첫날 장관의 금품 수수 의혹이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해수부 직원들은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2주간 이삿짐을 옮기고, 개청식까지 준비해야 하는데, 장관이 수사선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23일 예정한 개청식은 불과 보름도 남지 않았다. 대통령 참석이 유력한 행사인데, 주인공인 부처의 장관이 수사 대상이 되면서 모든 관심이 금품 수수 문제에 쏠리게 됐다.
한 해수부 공무원은 “금품수수에 대한 사실 여부는 우리가 알 수 없지만 이사와 개청식, 새해 업무보고 등 할 일이 산더미인 상황에 이런 일이 터져서 놀라긴 했다”며 “어차피 부산으로 이전하는 문제는 이제 (논란이) 끝난 거니까 다들 동요하지 않겠지만, 솔직히 당분간 모든 관심은 장관 문제에 쏠리지 않겠나”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일단 장관 말씀대로 (금품 수수 의혹이) 허위라고 믿고 우리는 일단 부산 이사에 집중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최대한 업무 공백 없도록 이사부터 잘 마치고, 개청식까지 잘 마무리하는 게 우리가 할 일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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