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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R공포에…투자 계획 틀어지는 반도체·배터리


입력 2022.07.19 10:54 수정 2022.07.19 14:20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증설 보류

TSMC·마이크론도 시설투자 보수적

“급격한 경기침체 우려에 계획 수정”

경기도 이천SK하이닉스 본사 전경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배터리 기업들이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 경기침체(Recession) 장기화 우려 등 잇따른 불확실성에 당초 계획했던 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보류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하지 않았다. D램을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위축으로 단가 하락이 예상됨에 따라 추가 투자 계획을 보류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D램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8억7100만 달러(약 1조1366억원) 줄어든 65억5900만 달러(약 8조5594억원)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했던 당초 계획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000여㎡ 부지에 4조3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을 증설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타이완 신주공업단지 내 위치한 TSMC 본사 전경.ⓒTSMC

SK하이닉스 외에도 많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이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세계 최대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최근 재고 상황 등을 고려해 최대 440억 달러로 책정했던 시설투자 계획을 40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도 공급 과잉에 대비하기 위해 신규 공장, 설비 투자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인텔도 최근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이 난항을 겪으면서 투자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반도체 지원법은 520억 달러(한화 약 63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인텔은 오는 22일로 예정됐던 오하이오주 반도체 공장 착공식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힌 상태다. 당초 인텔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오하이오주에 반도체 공장 8개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의회에서 반도체 지원법이 좀처럼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인텔이 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텔은 10년간 최대 1000억 달러까지 투자를 늘릴 수 있고, 이는 보조금 규모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투자 계획 재검토라는 초강수를 두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1조7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단독공장을 짓기로 한 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배터리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호실적을 기록하며 천문학적 투자계획을 세웠다”며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촉발된 물가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 확대 여파로 투자를 이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 공장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생산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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