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서 재개봉작 매출액 비중
2020년 3.5%·2021년 3.3%·2022년 0.4%로 감소
코로나19로 신음하던 지난 극장가에 작품성이 검증된 재개봉 영화들이 빈자리를 채웠다. 고전 영화부터 흥행이 보장된 프랜차이즈, 리마스터링 버전이 잇따라 관객과 만났다. 여기에 '듄'의 경우는 신작임에도 불구 역주행해 아이맥스와 돌비시네마에서 두 번의 재개봉을 확정짓는 이례적인 사례를 남겼다. 극장도 재개봉 기획전을 분주하게 준비했다. 이렇듯 재개봉작들은 극장가 자구책으로 떠올랐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엔데믹으로 전환, 기대작들이 잇따라 출격하자 재개봉작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 상반기 재개봉작 매출액은 96억 7307만 원 관객 수 142만 2123명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재개봉작 매출액은 62억, 전체 관객 수77만 2315명이었다.
그러나 2021년 4월 이후 한국 영화의 개봉이 늘어나고 5월 '분노의 질주: 더얼티메이트'를 시작으로 매주 할리우드 신작이개봉하면서 2021년에는60억8818만원, 관객수 65만 2382명을 기록하며 서서히 감소했다.
2022년 상반기에는 할리우드 영화에 이어 한국 블록버스터들까지 개봉을 확정 지으며 개봉작이 더 큰 폭으로 줄었다. 2022년 상반기 재개봉작 매출액은 19억 765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7%(39억 5,541만 원) 감소, 전체 관객 수는 18만 502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8%(44만 9625명) 줄었다.
코로나19 이전, 재개봉작은 적응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일명 '효자템'이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재개봉 영화의 손익 분기점은 통상 1만 명이다. 손익분기점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투자 비용이 높지 않기 때문에 위험도 적어 선호하는 분위기였다.
영화를 구매할 때 기간은 7년으로, 이 기간 안에 재개봉하면 판권비를 재지불할 필요가 없으며, 재개봉한 후 성공도에 따라 IPTV 서비스로부터 더 높은 가격을 책정 받을 수 있었다.
또 재개봉작은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중, 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영화를 관람한 적 없는 젊은 층에게는 관심을 불러일으켜 타겟층이 넓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라라랜드'나 '화양연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들은 팬덤의 지지도 컸으며 비용이 신작보다 저렴한데다 한 번 검증된 작품이기 때문에 홍보 마케팅 비용도 적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몸사리는 신작과, '사냥의 시간', '승리호', '콜', '서복' 등 화제작들이 OTT로 직행하면서 재개봉작의 활약은 더욱 도드라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현재는 극장 스크린을 가득 메운 신작들을 비롯해 OTT까지 명작 영화들을 적극적으로 서비스하고 있어 극장에 걸리는 재개봉작들은 찬밥신세다. OTT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손 쉽게 볼 수 있는 반면 티켓값이 오른 것도 재개봉작 선호도가 하락한 요인 중 하나다.
한 중소 배급사 관계자는 "달라진 극장과 관람 환경은 예상한 위기다. 재개봉 작품들은 과거부터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관객들이 극장가 문턱을 넘는 게 조금 더 여유로워질 때도 고려하고 있다"라며 "필름 질감의 매력을 강조하거나 OTT와 다른 극장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음악영화나 특수 상영이 신작과 마찬가지로 재개봉작의 대안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