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경제학자' 신현송 등판…한은 통화정책 향방 촉각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3.23 13:39  수정 2026.03.23 13:47

이명박 정부 국제경제보좌관 등 역임…한국인 최초 BIS 경제자문

'실용적 매파' 성향 분류…기준금리 인하 속도 보수적 운영 가능성

대외 충격엔 '유연한 접근' 입장…"공급 충격, 신중한 판단 필요해"

전문가 "신현송, 통화정책 집중할 듯…거시건전성 강화 불가피"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22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됐다.ⓒ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을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달 20일 임기를 마치는 이창용 총재의 후임으로 낙점된 신 후보자는 국제기구 경험과 학문적 전문성을 겸비한 경제학자로 평가된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선제 대응을 강조해온 '실용적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만큼, 향후 기준금리 경로와 거시건전성 정책 전반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신 후보자를 차기 한은 총재 후보로 지명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학문적 깊이와 실무 통찰력을 모두 갖춘 국제금융과 거시경제의 세계적 권위자"라며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신 후보자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런던정경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을 지낸 학자로,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금융자문위원과 국제통화기금(IMF) 상주학자, 이명박 정부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2014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BIS 경제자문역 겸 조사국장에 임명된 이후 12년째 근무하며 글로벌 중앙은행 네트워크의 핵심 인사로 자리 잡았다.


학문적 성과도 두드러진다. 프린스턴대 교수 재직 시절 발표한 '유동성과 레버리지' 논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메커니즘을 설명한 대표 연구로 평가받는다.


이같은 이력은 그의 통화정책 인식에서도 드러난다.


신 후보자는 지난 2022년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 현상은 속성상 한번 시작되면 최초에는 국한된 품목만 오르다가도 점점 품목의 수가 더 넓어지고 전반적인 경제 주체들이 대응하는 결과로써 다른 가격이 따라 올라갈 수 있는 상호 작용이 생긴다"며 "연결고리를 처음부터 끊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 있다면 지체하기보다는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 낫다"고 밝히며 조기 긴축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신 후보자 체제에서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기존보다 보수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물가가 완전히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완화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외 충격에 대해서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 후보자는 지난해 3월 BIS 보고서를 통해 "공급 충격, 특히 일시적 요인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향은 중동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대외 변수에 직면한 현 시점에서 정책 유연성을 확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시건전성 정책에서 한국은행의 역할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 후보자가 금융불균형과 레버리지 문제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만큼, 가계부채 관리와 금융안정 정책에서 한은의 목소리가 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디지털 통화 정책에서도 '안정성 우선' 기조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신 후보자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향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논의 과정에서도 금융안정과 시스템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거시경제 전문가는 "신 후보자는 이창용 총재와 기조 차이는 있겠지만, 전문성 측면에서 큰 우려는 없다"며 "현재와 같은 자산시장 과열 국면에서는 매파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풀린 유동성이 실물보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만큼 일정 부분 조절이 필요하다"며 "이 총재가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접근을 했다면, 신 후보자는 통화정책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재정적자와 자본 유출, 환율 변동성 등을 고려하면 거시건전성 강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의 문제가 명확한 상황인 만큼 총재가 누구든 큰 방향은 같고, 접근 방식과 강도의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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