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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분 아파트' 막는다…'일정 층 마다' 화장실 설치 개정안 발의


입력 2022.08.10 14:58 수정 2022.08.10 21:07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왔다 갔다 힘들다" 법 개정 취지 밝혀, 5층 마다 화장실 설치

건설업계 "효율성 낮아…지상 고정식 화장실 확대가 적절"

경기도의 한 신축 아파트 천장에서 인분이 나와 논란이 된 가운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사진은화성의 한 신축 아파트 드레스룸 천장에서 발견된 인분 ⓒ연합뉴스

경기도의 한 신축 아파트 천장에서 인분이 나와 논란이 된 가운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화장실 부족이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 데 따른 것으로, 화장실 설치를 일정 층마다 강제하는 방안이 담겼다.


10일 국회에 따르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야당 의원 10명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9일 발의했다.


의원들은 "용무가 급한 근로자가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공사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서 화장실을 이용하고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공사용 엘리베이터는 건설에 필요한 물품 등을 운반하느라 이용자가 많고 느리다 보니 많은 근로자가 공사 현장에서 용변을 보고 시멘트로 덮어버린다"고 법 개정 취지를 밝혔다.


개정안은 건설 현장에 화장실을 5층당 한 개 이상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음 담았다. 아파트 인분 사태의 원인이 화장실 부족에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다수 현장에선 층마다 임시 화장실을 설치하고는 있지만, 대변까지는 처리가 되지 않는 수준의 시설이다.


건설현장 근로자 A씨는 "일정 층마다 화장실은 설치해 놓지만, 임시소변통 수준"이라며 "결국 1층까지 갔다 오거나 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돼 현장에서 볼일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도 인분 사태와 관련 "이런 문제가 왜 나오게 되었는지도 알아봐 줬으면 좋겠다"며 화장실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건설 현장 편의시설을 개선해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건설 업계에선 특정 층마다 화장실을 설치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A 건설사 관계자는 "특정층마다 화장실을 설치하게 되면 장소도 마땅치 않고, 관리가 쉽지 않아 위생적으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지상에 이동식 화장실 설치를 확대하는 편이 낫다. 지상의 이동식 화장실은 일반 화장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화조 차량도 수시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등 관리가 용이하고 훨씬 위생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근로자들의 안일한 인식이라는 지적도 있다. 화장실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쉬쉬하는 현장의 분위기가 문제라는 것이다.


한 건설현장 안전관리자는 "화장실이 먼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하는 자리에서 대변을 해결한다는 게 정상적이진 않다"며 "안 그럴 사람은 안 그런다. 결국 인식의 문제다. 화장실 확충과 더불어 교육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최근 화성의 한 아파트에서 인분이 담긴 봉지가 발견돼 논란이 됐다. A씨는 지난 5월 아파트에 입주한 첫날부터 안방 드레스룸 벽면에서 악취를 느껴, 건설사 A/S부서에 하자 신청을 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집안 곳곳을 살펴보던 중 드레스룸 천장등 위쪽 공간에서 비닐봉지 3개를 발견했는데 봉지 안에는 인분이 들어있었다. A씨 옆집에서도 인분이 든 봉지가 발견됐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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