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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112)] 싱어송라이터 비비의 소통법


입력 2022.08.17 15:19 수정 2022.08.17 15:1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새 앨범 '집에 가기 전에' 8월 9일 발매

팬들 SNS 투표로 타이틀곡 결정

싱어송라이터 비비(BB)는 데뷔 이후 지금까지 소속사 없이 홀로 음악을 만들고 활동하면서 꽤 두터운 팬층을 쌓아왔다. 근본적으로는 그의 음악에 매료된 것이겠지만, 사실 팬들을 더 탄탄하게 집결시킨 건 SNS 소통 덕분이다. 비비는 SNS로 소통하고, 그 과정들 속에서 음악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한다. 지난 9일 발매된 새 앨범 ‘집에 가기 전에’(Before you leave)의 동명의 타이틀곡도 SNS 투표를 통해 결정된 곡이다.


ⓒBB

-지난 9일 발매된 ‘집에 가기 전에’(Before you leave)는 어떤 앨범인가요?


지난 달 발매했던 앨범 ‘잔향’이 리드미컬한 두 곡으로 채워진 앨범이어서 이번에는 좀 상반된 잔잔한 느낌의 앨범을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새 앨범 ‘집에 가기 전에’(Before you leave)는 잔잔하지만 설렘을 표현한 곡과 이별을 표현한 곡으로 채웠습니다.


-타이틀곡 ‘집에 가기 전에’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려요.


‘집에 가기 전에’는 썸 타는 관계의 남녀 얘기인데요, 남자의 입장에서 쓴 내용입니다. 서로 호감은 있지만 애매한 사이로 지내고 있는 여자에게 왠지 오늘도 고백을 하지 않는다면, 친구보다도 못한 먼 사이가 될 것 같아 오늘은 꼭 용기내서 고백해야겠다는 내용입니다. 많은 남자들이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 투표를 통해 타이틀곡이 결정됐다고요.


제가 사실 요새 곡 작업을 하면서 지금 작업하고 있는 곡이 좋은지 안 좋은지 판단력이 좀 흐려진 것 같아요. 이번 곡을 작업하고 마음에 썩 들지는 않아서 중간에 작업을 멈춰놨던 곡이에요. 우연히 친구에게 들려줬는데 친구가 많이 좋아해서, 제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팬분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결정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인스타그램에 투표를 하게 되었는데 좋다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발매하게 됐습니다. 투표해주셔서 감사해요(웃음).


-비비 씨의 생각과 대중의 생각이 일치했는지도 궁금해요.


저는 사실 크게 만족했던 곡이 아니었고 발매할 생각도 없던 곡이었는데 제 기대보다는 훨씬 이상으로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정말 기분 좋았고 투표해 주신대로 하길 정말 잘했다 생각합니다. 앞으로 또 제가 작업한 곡이 애매할 땐 팬 분들에게 투표해서 결정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꼭 이번 투표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SNS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을 자주 하는 것 같아요. 이런 소통이 비비에겐 어떤 의미일까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팬분들과 소통하는 건 제 앞으로의 음악적 방향에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중요한 정보들을 많이 얻는 것 같아요. 제가 사실 TV나 유튜브, 음악 신보들을 잘 챙겨보거나 듣는 편이 아니거든요. 팬분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게시물이나 스토리를 보면 어떤 게 유행인지도 알고, 새롭게 알게 되는 좋은 곡들도 많아서 정말 유익해요. 이런 식으로 영감을 받은 적이 굉장히 많아요. 그리고 메시지로 좋은 말씀 해주시면 큰 힘도 되고 그날 하루는 기분이 너무 좋아요!


-신곡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반응은?


도대체 저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물어보셨던 반응이 가장 재밌었어요. 제 곡들 가사를 보면 제가 정말 많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BB

-‘집에 가기 전에’도 경험을 바탕으로 쓴 곡인가요? 곡과 얽힌 일화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최근 일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 호감 있는 상대에게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웠던 성격이었는데 그 당시 스쳐갔던 인연을 생각하면서 쓴 곡이에요. 결국에 저는 집에 가기 전에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끝났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성격이 아니에요(웃음).


-‘집에 가기 전에’라는 노래를 통해 대중들에게 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사랑은 타이밍이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곡을 듣고도 해석하거나 느끼고 와 닿는 부분들은 정말 다양한 것 같아서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직접 곡을 쓰고, 가사를 붙이는 과정도 궁금해요. 그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도.


멜로디를 만드는 부분까지는 힘든 점은 없는데, 가끔 가사를 쓰는 과정이 힘든 적은 있어요. 저는 모든 가사를 제 경험을 떠올리면서, 그 짧은 순간 느꼈던 감정을 3분 분량의 가사로 풀어내는데 집중이 잘 안 될 때가 많아요. 특히 저는 이런 기억들은 새벽에만 잘 떠올라서 낮이나 밤에는 작업 능률이 별로에요. 그러다보니 매일 너무 늦게 잠들어서 시차 맞추기가 힘들어요. 하하.


-이번 곡을 쓰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이번 곡은 가사보다는 사실 멜로디와 제 목소리가 최대한 좋게 들리려고 노력 많이 했어요.

팝송을 들을 때 가사를 하나도 몰라도 그냥 딱 듣기에 무드가 좋은 곡 있잖아요, 그런 곡이 모티브였어요. 목소리도 원래 제 목소리보다 훨씬 부드럽게 표현하려고 해서 녹음이 좀 어려웠어요.


-수록곡 ‘잠이 안와서’에 대한 설명도 해주세요.


‘잠이 안 와서’는 오랜 기간의 연애 끝에, 이제는 이별한지도 오래되었지만 문득 어떤 장소나 날씨를 보고 그때의 그 감정과 그 사람이 떠오르는 날을 담은 노래입니다. 한 사람과 오랫동안 연애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공감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장마 때 만든 곡이어서 배경에 빗소리 효과를 넣었어요. 그리고 앞으로 저는 이런 슬픈 곡은 많이 안 낼 것 같아요. 이런 무드의 곡은 만들 때 기분이 슬퍼서 그런 기분을 요새는 느끼고 싶지가 않아요.


-최근 들어 로파이 힙합, 알앤비 음악 장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요.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보여주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애초에 알앤비 음악을 정말 좋아했었어요. 결국에 사람은 자기 본능대로 좋아하는 장르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로파이 힙합이라는 사운드를 처음 접하면서 그 매력에 푹 빠져 알앤비와 로파이 힙합을 접목시키게 되었어요. 제 곡 중에 대표적으로 ‘녹아 나는’이라는 곡이 그런 곡인데 이 곡을 특히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셔서 음악 색깔을 완전히 전향하게 되었어요. 지금도 제 곡 중에 가장 많이 사랑받는 곡 중 하나에요.


-데뷔한지는 올해로 6년이 된 거죠?


제가 2016년도에 첫 앨범을 발매한 건 맞지만, 제가 정말 제 음악을 시작한건 2018년도라고 생각해요. 처음엔 어떤 음악적인 방향이나 포부도 없는 그냥 취미였어요. 그때와 지금은 정말 많이 달라요. 우선 가장 크게 제가 지향하는 음악적인 색이 뚜렷해졌다는 부분과, 마인드 부분에서 그 당시에는 그냥 해보고 싶은 거 해보고 따라 해보자라는 생각이었다면 지금은 수록 곡 한 곡이라도 제 기준에 만족하는, 제 색이 뚜렷한 작업물을 선보이려고 해요.


-아직 비비를 모르는 대중들을 위해, 자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한 곡을 추천한다면?


‘녹아 나는’이라는 곡이에요. 아무래도 제 곡들 중에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을 많이 받았고, 제 음악적인 색과 저다운 목소리를 가장 잘 나타낸 곡인 것 같아서입니다. 또 라이브 무대에서도 제가 가장 부르기 편하고 자신 있는 곡이기도 해서입니다.


ⓒBB

-지난 6년간 소속사 없이 활동하면서 정말 많은 곡들을 선보였는데요. 소속사가 없다는 것이 자유로울 수도 있지만, 혼자 모든 걸 해내야 한다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특별히 소속사를 두지 않는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자유롭지 않은 것만큼 부담스러운 건 없는 것 같아요. 소속사에 속해있으면 이런 부분이 가장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요새는 아직까지는 그냥 혼자 하는 생각이지만 마음 맞는 동생들이랑 레이블 식으로 팀을 꾸려서 모든 걸 셀프메이드 하면서 오랫동안 음악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혼자 음악을 할 수 있게끔 원동력이 되어 준 사람, 혹은 사건이 있다면?


제가 비비(BB)라는 이름으로 혼자 음악을 발매하고 있는 건 맞지만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뻔한 답이지만 저를 항상 기대해주시고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과 제 가족이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음악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요새는 제 음악을 기대해주시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정말 힘든 점이 하나도 없습니다. 매일 매일 음악하면서 행복해요(웃음).


-‘가수가 되길 참 잘했다’ 싶은 순간이 있었다면?


메시지를 통해서 정말 최악의 나날들이었는데 오늘 제 노래를 듣고 하루가 행복했다, 제 노래를 들어서 정말 다행이다,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 등등 이런 메시지를 받았을 때 너무 뿌듯하고 음악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음악 말고 다른 어떤 일을 해서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정말 하나도 없을 것 같아요.


-‘비비의 음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가랑비? 듣다 보면 어느새 흠뻑 빠지게 해드릴게요. 하하. 말하고도 민망하네요, 죄송해요(웃음).


-향후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도 궁금한데요.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현재 제 마음으로는 좀 더 알앤비적인 음악으로 치우칠 것 같아요. 로파이 힙합의 사운드는 점점 없어질 것 같고, 요새는 이전에도 그랬지만 더욱 알앤비의 매력에 제가 빠지고 있고 표현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하지만 저도 대중적인 음악들을 즐겨 듣고 좋아해서, 대중성은 계속 갖고 음악 작업을 할 것 같습니다. 또 앞으로는 이번 신곡처럼 잔잔한 곡보다는 리드미컬한 곡이 비중이 더 클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도 들려주세요.


폭염이 좀 지나면 친한 동생과 편하게 버스킹을 자주 할 생각이에요. 제가 생각해보면 너무 오프라인으로 보여준 모습이 없는 것 같아서 기다려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꼭 해야겠어요. 처음 말씀드리는 건데, 바로 9월 안에 제 다음 싱글앨범이 나와요. 이번에는 저도 만족하는 곡이라 얼른 들려드리고 싶어요. 제 버스킹 보러 오시면 미리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웃음). 그리고 지금껏 그래왔듯이 앨범은 앞으로도 꾸준히 낼 계획이에요. 또 이제는 공연도 많이 하고 싶어서 좋은 자리 자주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수 비비의 목표가 있다면?


비비(BB) 하면 딱 떠오르는 음악의 분위기와 목소리가 뚜렷한 음악을 만드는 것과 또 많은 사람들에게 저도 그랬던 것처럼 영감을 주고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음악을 꾸준히 발매하는 게 목표입니다. 알앤비 장르에 있어서 큰 영향을 주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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