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원숭이두창은 미국이 만들어낸 생물 무기라는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러시아 국방부와 러시아 정부의 통제를 받는 언론사들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미국의 지원을 받은 나이지리아나 우크라이나의 실험실에서 발원했다'는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하원 부의장은 세계보건기구 WHO가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간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선 감염사례가 드물었던 원숭이두창이 올해 5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확산해 이번 달 17일 기준으로 92개 나라에서 약 3만 5천 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러시아는 이같은 유행이 미국 탓이라는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
러시아가 전염병에 대해 미국의 생물무기라는 음모론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대해서도 미국 실험실에서 유출된 바이러스 탓이라고 주장했고, 구소련 시절에는 미국 정부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유발하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만들어내 흑인을 겨냥한 무기로 활용한다는 허위 정보전을 펼친 바 있다.
포린폴리시는 미국이 세계 지배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비도덕적 국가라는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러시아가 이런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원숭이두창 대응과 관련해 미국 시민의 정부 신뢰도를 훼손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