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환율 7.5원 내린 1490.0원 출발…오전 장중 1492원서 등락
중동 긴장 완화 기대에 소폭 하락에도…여전히 1500원 문턱 근접
"환율 1500원 '뉴노멀'로 봐야…상단 열어둔 시나리오 생각해야"
"전쟁 지속되면 고유가 유지…사태 악화시 1500원대 중반 가능성"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1500원 선을 다시 위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환율 1500원대가 새로운 기준선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50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보다 4.6원 내린 1492.9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환율은 7.5원 내린 1490.0원으로 출발했다. 장중 한때 1489.1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다시 1490원대로 올라서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간밤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시장에 퍼진 영향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유조선 호위 지원과 미 이란 물밑 협상 가능성이 부각 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환율이 여전히 1500원 문턱에 근접해 있어 언제든 상단을 다시 시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00원을 돌파하며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수준을 넘어섰다.
환율이 주간 거래에서 15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이다.
최근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목된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고, 이는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원유·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가가 오르면 무역수지와 외환 수급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전쟁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환율이 단기 급등을 넘어 1500원대가 새로운 '뉴노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환율 상단이 1500원대 중반까지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상황만 보면 환율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현재 상황이 1~2주 내에 끝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태가 진정돼도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금융환경이 바뀌면서 환율 1500원을 새로운 '뉴노멀'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은 대미 투자 확대 등으로 매년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출 요인이 존재하는데, 이는 국내 달러 공급을 줄이는 요인"이라며 "환율이 1500원 안팎에서 형성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단을 열어 둔 시나리오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 유가가 떨어지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이상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과거에도 유가가 상승하면 우리나라 무역흑자가 크게 줄거나 적자로 전환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전쟁이 끝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충돌이 지속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사태가 더 악화돼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이란 원유 생산시설 타격 등이 발생할 경우 환율은 1500원대 초중반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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