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TV 점유율, 삼성·LG가 세계 1~2위 수성
전체 시장 위축으로, 지난해보다 못 미치는 수치
업계, 판매단가 높은 고급형으로 수익성 향상 노려
글로벌 TV 시장의 급격한 수요 변화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양보다 질' 전략으로 프리미엄 제품과 관련한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체적인 시장 규모가 하향세로 접어들어 실적 방어가 어느 정도까지 통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아직 크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TV 전체 시장은 수량 기준 9260만4500대로 전년도 같은 기간인 9910만9000대와 비교해 6.6% 가량 감소했다. 판매 금액 기준으로는 475억 달러로 전년 543억 달러 대비 12.5% 줄었다.
삼성전자는 금액 기준 점유율 31.5%로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이어 LG전자는 17.4%로 나타났다. 그 뒤를 TCL 8.7%, 하이센스 8.2%, 소니 7.4%가 각각 차지했다. 수량 기준 점유율도 삼성전자는 21.0%를 달성해 1위를 유지했고, LG전자(12.3%), TCL(11.1%), 하이센스(9.5%), 샤오미(6.4%)가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 기업의 금액 기준 상반기 합산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각각 합친 48.9%다. 지난해 50.1%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다소 못미치는 수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통 가전 수요가 둔화됐고 인플레이션이 닥치며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이 세계 1~2위로 선방하며 TV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는 평도 있지만, 전체적인 시장 규모 하향세는 이기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TV 출하량 전망은 당초 2억1700만대에서 2억1200만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이에 삼성전자는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월드컵 특수에 블락프라이데이 등 대목이 이어지는 탓에 TV 판매량을 조금이나마 기대할 수 있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수요가 위축됐지만 초고가 TV 시장은 견조한 흐름세를 보이고 있어 판매단가가 높은 고급형으로 수익성 향상을 노리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8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48.6%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TV 최대 격전지인 북미와 유럽에서는 80인치 이상 시장에서 각각 62.4%와 58.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타 경쟁사들을 크게 앞질렀다.
금액 기준으로 상반기 2500달러(한화 약 335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53.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전자는 21.5%, 소니 17.2%로 나타났다. 최근 주력으로 밀고 있는 QLED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1500달러(한화 약 201만원) 이상 TV 시장에서도 42.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출고가만 4500만원에 달하는 98인치 신제품을 추가하며 Neo QLED TV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사실상 대중화되지 않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인 퀀텀닷(QD)-OLED TV 판매 지역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LG전자 역시 고급형인 OLED TV로 시장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상반기 전체 올레드 TV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62%다. 지난 2020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40인치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81.3% 증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세계 최소 42인치 OLED TV를 출시해 초대형 뿐만이 아닌 중형급에서도 프리미엄 화질을 원하는 소비자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70인치 이상 대형 시장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 기준 17% 늘었다. LG전자는 연내 세계 최대 97형 OLED TV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TV 뒷면에 수납공간을 만든 OLED 오브제컬렉션 포제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 중이다.
LG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OLED TV의 상반기 출하량은 274만 2400대를 기록했다. OLED TV가 첫 출시된 지난 2013년 이후 누적 출하량은 2000만 대를 돌파했다. 세계 TV 시장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금액 기준 10.1%로 지난해 상반기부터 지속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