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제35기 주주총회 개최
자사주 소각 및 현금배당 확정…주주환원 강화
송도 내 설비 증설…올해 영업이익 목표 1.8조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4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이 주가 부양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대규모 자사주 소각과 파격적인 배당 정책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24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제3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 의장은 서정진 회장이 맡았다. 서 회장이 의장으로 나선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서 회장은 “전 세계가 복잡한 상황에서 우리 그룹이 받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회장인 제가 직접 설명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해 단상에 섰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기주식(자사주) 소각의 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셀트리온은 전체 발행주식의 4%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4월 1일자로 소각한다. 회사가 가지고 있는 1%는 설비 증설 등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
서 회장은 “전체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실질적으로 높이는 조치”라며 “정상적인 시장 상황이라면 주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쳐야 하는 수준의 규모”라고 설명했다.
배당 정책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올해부터 세후 이익의 3분의 1을 현금배당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그동안 자사주를 많이 샀었는데 올해는 세후 이익의 3분의 1은 현금배당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할 것”이라며 “그 외에는 각각 투자와 현금 유보에 할애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코스피 5000 시대’에도 불구하고 박스권에 갇힌 주가 흐름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상속세 마련을 위해 주가를 억제하는 것 아니냐”는 주주들의 의혹에 “현재 상속세로만 8조원이 필요하다. 상속을 할 돈이 없다”며 “주가를 (의도적으로) 누르는 것이라면 작년에 회사 주식을 사들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시기에는 주가가 다소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었으나, 현재 실적 대비 주가는 명백한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했다.
서 회장의 장남 서진석 대표의 개인 회사 ‘애나그램’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승계를 위한 별도 법인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서 회장은 “애나그램이 어떤 회사인지도 잘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서진석 대표는 “셀트리온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회사”라며 “부동산 등 여러 업종이 등록된 것은 사업 초기 필요한 요소를 포괄적으로 적어둔 것으로 현재는 셀트리온 경영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 상장과 관련해서 서 회장은 “지주사를 한국에 상장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꼭 지킬 것”이라며 “나스닥에서는 지주사는 사업회사랑 합병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복잡한 상황으로 당분간 나스닥 상장은 추가적으로 진행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 회장은 이 같은 논란과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울 근본적인 해답으로 ‘압도적인 실적 성장’과 ‘공격적 투자’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 시작으로 셀트리온은 이날 글로벌 수요 대응을 위해 송도 캠퍼스 내 1조2265억원을 투자해 18만ℓ 규모의 4·5공장을 동시 증설한다고 발표했다. 2030년까지 단계별로 진행되는 이번 투자는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적용해 후속 파이프라인과 글로벌 위탁생산(CMO) 물량에 대응하는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실적 가이드라인도 공개됐다. 셀트리온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000억원을 시작으로 2분기 4000억원, 3분기 5000억원을 거쳐 4분기 6000억원 돌파라는 ‘계단식 성장’ 모델을 공식화했다. 특히 기존 제품 대비 근육 손실을 최소화한 ‘4세대 비만 치료제’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으며 오는 5월 허가용 동물 임상 개시 등 신약 개발 속도전도 예고했다.
서 회장은 “주주들이 힘들면 나도 힘들고, 주주들이 기뻐야 나도 기쁘다”며 “과거 주주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기쁨을 나누던 관계로 돌아가고 싶다. 내년 주총은 풍선이라도 달아놓고 축제 분위기 속에서 열 수 있도록 실적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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