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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엑스포 유치에 K-기업 역량 총동원…'이슬람 파워' 극복할까


입력 2022.09.06 12:01 수정 2022.09.06 12:01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최태원 유치위원장 맡아 총력전, 이재용 영국 등 특사 파견

대기업 전문경영인들도 각국 돌며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 요청

삼성전자-LG전자 IFA 2022서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전

IFA 2022가 열리는 ‘메세 베를린(Messe Berlin)’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LG 브랜드 및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광고 깃발. ⓒLG전자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가 열린 독일 베를린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곳곳에 배치한 ‘2030 부산엑스포(세계박람회)’ 문구로 가득했다. 베를린 시민들은 물론 IFA 관람객들의 뇌리에 ‘2030 엑스포 개최지는 부산’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는 우리 기업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전세계 전자기업들이 각축전을 펼치는 IFA에서 자사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기도 바쁠 상황이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시장은 물론, 베를린 시내 곳곳에 부산엑스포 홍보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삼성전자는 IFA가 열리는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에 위치한 시티 큐브 베를린(City Cube Berlin) 자사 전시부스 중앙에 위치한 가로 길이 17m의 대형 스크린과 전시장 내 다양한 LED 스크린을 활용해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을 상영했다. 또 전시장 입구에서 방문객들에게 유치위원회 홍보 안내서를 배포하며 엑스포 부산 유치 활동을 알렸다.


삼성전자 IFA 전시장 입구의 대형 LED 스크린에서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삼성전자

베를린 시내 중심가에 설치한 삼성전자 제품 대형 옥외광고에도 ‘2030 부산세계박람회’ 엠블럼을 포함했으며, 카데베 백화점 삼성 매장, 대표적 쇼핑가인 쿠담거리의 팝업스토어, 베를린 공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동선에서 엑스포 홍보 영상을 상영했다.


LG전자도 IFA를 부산엑스포 홍보의 장으로 활용했다. 메세 베를린 전시장 입구에 LG 브랜드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깃발 광고 160여개를 설치해 전세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자사 전시 부스 한쪽 벽면을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관련 콘텐츠로 채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7월 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엔터테인먼트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최태원 2030 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번 엑스포 유치전에서 부산의 입지는 아직까지 불안한 편이다. 경쟁자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아랍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기본적으로 이슬람 국가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 중동은 물론, 아프리카, 동남아 등에 이슬람권 국가들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냉전시절 제3세계로 분류됐던 국가들은 대부분 리야드에 우호적이다.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비롯, 중앙아프리카경제통화공동체(CEMAC),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COMESA), 카리브해 공동체(CARICOM) 등 여러 회원국을 거느린 국제기구들이 리야드 지지를 선언했다. 동남아에서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국가들은 리야드 편이다.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리야드 지지를 표명했거나 리야드에 우호적인 국제기구에 속한 국가들을 모두 합하면 70개국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170개국 중 70개국 이상의 지지를 확보했으니 현재 스코어로는 리야드가 부산에 비해 우위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는 지난 5일 정부 대표단이 부산엑스포 유치계획서 제출을 위해 BIE 사무국이 있는 프랑스로 출국한 상태다. 현지에서 각국 대사관을 대상으로 총력전을 펼친다는 전략이지만 정부의 외교 역량만으로 리야드의 ‘이슬람 파워’를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데일리안 DB

결국 촘촘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닌 기업과 기업인들의 역할이 부산엑스포 유치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을 공동 유치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사 파견을 결정한 것도 이같은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영국을 찾을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임무는 차기 영국 총리로 유력한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다. 현재 트러스 장관과의 면담을 추진 중으로, 외교부 등과 출국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달 중순 방일을 예정하고 있다. 일본에서 도쿄·오사카 등을 방문할 예정이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만남도 추진하고 있다.


그밖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회장 등도 주요국에 특사로 파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8월 31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총리공관 몽클로아궁에서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면담하고 있다. ⓒ스페인 총리실

그룹 총수들 뿐 아니라 계열사 전문경영인들도 기업별 사업 연관성이 높은 국가들을 대상으로 엑스포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에서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1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레예스 마로토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장관 등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피지·동티모르, 이재승 삼성전자 사장(생활가전사업부장)은 도미니카공화국·엘살바도르·코스타리카,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MX사업부장)은 파나마·베트남,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필리핀 등을 각각 찾아 엑스포 유치를 위한 설득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에서는 정탁 포스코 사장이 지난 1일 리튬 사업 협력을 하는 아르헨티나를 찾아 산티아고 카피에로 외교장관을 만났다. 앞서 지난 3월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면담했다.


SK그룹에서는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이 팔라우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폴란드를 공략했다.


정탁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산티아고 카피에로 외교통상부 장관(가운데)과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은 장명수 주아르헨티나 한국대사. ⓒ포스코

BIE의 현지 실사에서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한 평가 요소라는 점을 감안해 주요 기업들은 국내에서의 부산엑스포 유치 열기를 고조시키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LG의 경우 LG전자 베스트샵 약 400곳과 LG유플러스 대리점 약 200곳에서 지난 8월부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응원 영상을 송출하고, 현수막과 배너, 제품 홍보물에도 응원 메시지를 넣어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알리고 있다.


또, LG생활건강은 9월 전국에 있는 마트 내에 위치한 판매 매장을 시작으로 10월에는 백화점, 면세점, 가맹로드샵 등 총 1250개 매장에서 전시물을 활용해 유치 지원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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