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9% 이상 특판 상품 출시 봇물
기본금리 쥐꼬리, 우대 조건 복잡
최근 국내 은행들이 앞다퉈 고금리 적금 특판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간 차이) 공시 논란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대출금리는 인하하는 한편, 수신 금리는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 최고 11% 금리까지 제공하는 적금 상품이 나오기도 했다. 시중 은행 상품 중 가장 금리가 높다. 그러나 까다로운 우대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어 정작 고금리를 받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연 7% 이상의 고금리 적금 상품의 이자 혜택을 오롯이 받으려면 복잡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최고 금리를 주는 상품은 신한은행과 hy(한국야쿠르트)가 내놓은 ‘신한 플랫폼 적금(야쿠르트)’이다.
해당 상품은 6개월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월 저축 한도는 1000원~30만원이다. 최대 연 11% 이자룰 주는 상품이나 우대금리만 9%p다. 9%p의 금리를 받으려면 ▲적금 가입 직전 3개월 이내 적금 미보유 고객 연 1.0%p ▲적금 만기 5영업일 전까지 hy 온라인 쇼핑몰 프레딧에서 20만원 이상 결제 시 연 8.0%p(단, 이 적금 가입 직전 3개월 이내 프레딧 결제 이력 없는 고객)을 충족해야 한다.
단 특판 상품이기 때문에 가입기간은 내달 14일까지며, 선착순 5만좌 한도로 제한된다. 가입은 영업점, 인터넷뱅킹, 신한 쏠(SOL)에서 할 수 있다.
케이뱅크의 ‘핫딜적금x우리카드’도 최대 연 10%의 고금리로 제공하는 상품이다. 12개월 만기에 월 최대 2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상품 역시 기본금리는 1.8%에 불과하다. 8.2%p의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케이뱅크와 우리카드의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우선 케이뱅크에서 첫 입출금통장을 개설 후 10일 내 상품을 가입하거나 기존 고객 중 마케팅에 동의하면 0.5%p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남은 7.7%p의 금리는 ▲제휴적금 가입 후 익일월 말까지 지정카드로 20만원 이상 실적 보유시(4.2%p) ▲제휴적금 가입후 만기 전전월말까지 지정카드로 240만원 이상 이용 실적 보유 시(1.5%p) ▲제휴적금 가입 후 만기 전전월 말일까지 지정카드로 자동이체 또는 대중교통 실적 6개월 이상보유시(2.0%p)에 받을 수 있다.
지정카드는 카드의 정석 언택트, 카드의정석 디스카운트, 카드의정석 포인트다. 단 세 카드 모두 연회비는 별도로 부과해야 한다. 수많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서 받는 이자는 세후 약 11만원 수준이다.
연 최고 9.9%금리를 주는 ‘신한 우정적금’도 비슷한 방식으로 우대금리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12개월 만기에 월 최대 30만원을 납입할 수 있으며 가입기간은 다음달 31일까지다. 기본금리는 연 2.9%부터다. 우대금리 조건은 ▲우체국 적금 첫 거래 0.1%p ▲우체국 예금에서 신한우정적금으로 자동이체 납입 0.15%p ▲우체국 예금에서 신한카드 결제 대금 출금 0.2%p ▲신한카드 특별 리워드 충족시 6.6%p 등이다.
신한카드 특별 리워드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대상카드를 보유 ▲이벤트 응모 직전 6개월간 신한카드 이용-탈퇴 이력 없음 ▲적금 가입월 + 3개월내 20만원 이상 이용 등을 만족해야 한다.
최근 은행들의 고금리 특판 상품이 연 9% 이상의 높은 수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혜택은 크지 않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예대금리차를 축소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판을 진행하면 일시적으로 수신금리의 평균을 높일 수 있는데, 예대금리차 축소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은행 가계대출이 8개월 연속 감소한 만큼 예대율을 고려하면 자금 수요가 크지 않음에도, 고금리 특판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추측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높이는 것이 소비자로썬 더 유리하지만 대출금리를 밀어올리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예적금 금리가 올라가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산출 근거가 되는 코픽스에 고스란히 전가되기 때문이다.
한은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 수신금리는 당분간 상승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7월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가중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33%로 집계됐다. 이는 신협(3.17%)과 새마을금고(3.22%) 등보다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