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5개월여 만에 최고
“상단 1450원 가능성”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여만에 1390원을 돌파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23분 원·달러 환율은 1394.6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9.4원 오른 1393원에 출발한 뒤 1394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장중 한 때 1395원까지 터치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DXY)도 110원대를 돌파했다.
이례적인 환율 급등은 미국 8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안전자산 심리가 짙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미국 노동통계국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8.3%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8.1%)를 웃도는 수준으로 긴축 강도도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정책금리를 한 번에 1%p 올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 경상수지가 악화된 점도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모두 원화 강세 재료가 부재하다”며 “한국 7월 경상수지에서는 상품수지가 10년만에 적자를 기록, 8월 무역수지가 월간 기준 최대 적자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8월 전체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 역시도 레벨 부담에 따른 속도 조절은 있겠으나 유의미한 방향성 전환은 겨울철 유로화 약세 심화와 맞물려 연말까지 쉽지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당사 기존 연간 상단(1380원)이 돌파된 만큼 1차 저항선은 1420원으로 판단하며 연내 환율 상단을 1450원으로 상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