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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네이드로 만들어버린 손흥민, 유쾌한 대반전 ‘역시 캡틴’


입력 2022.09.19 08:55 수정 2022.09.19 08:57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8경기 침묵 속 선발 라인업 제외, 교체 투입 후 3골 폭발

벤투호 소집 하루 앞둔 시점 일어난 반등에 찬사 일색

손흥민 해트트릭. ⓒ AP=뉴시스

‘EPL 득점왕’ 손흥민(30·토트넘)이 ‘대스타’다운 대반전을 일으켰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각)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서 펼쳐진 ‘2022-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레스터시티전에서 후반 14분 교체 투입돼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괴력을 뿜었다.


후반 28분 페널티박스 정면 외곽에서 ‘전매특허’인 오른발 감아 차기, 후반 39분에는 ‘손흥민존’으로 불리는 아크 부근에서 왼발 감아 차기로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후반 41분에는 속공 상황에서 박스 중앙까지 침투해 골키퍼를 앞에 두고 오른발 대각선 슈팅으로 레스터시티 골문을 뚫었다.


손흥민이 3골을 넣는 데 소요된 시간은 13분 21초. 토트넘 팀 역사상 교체로 출전해 해트트릭을 달성한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EPL로 넓혀도 7차례 밖에 없는 진기록이다. EPL 개인 통산 3번째 해트트릭에 성공한 손흥민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의 폭발적인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6-2 대승, 선두권을 유지했다.


골 침묵 속에도 매 경기 선발 출전했던 손흥민은 이날 벤치에서 출발했다. 케인-히샬리송-클루셉스키로 구성된 스리톱 선발을 지켜봐야 했던 손흥민을 바라보는 국내 팬들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


좌절에 빠져있던 손흥민은 그렇게 주저앉지 않았다. 후반 교체 투입된 이후 ‘8경기(챔피언스리그 2경기) 무득점’의 공격수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가벼운 몸놀림으로 환상적인 골들을 넣으며 감독과 동료들, 홈팬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 등과의 인터뷰에서 “좌절하고 실망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골은 언젠가 들어갈 것이라고 믿었다. ‘(벤치에서도)팀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어야 한다. 되고 싶다’는 생각만 하며 기다렸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올 시즌 최악의 순간에서 손흥민은 기적적인 해트트릭을 터뜨리고 ‘MOM'으로 선정됐다. EPL 사무국 발표에 따르면, 손흥민은 팬투표 결과 75.8%의 지지를 받아 2위 해리 케인(17%)을 압도했다. 영국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만점인 평점 10점을 매겼다.


손흥민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기가 막힌 시점에 일어난 대반전이다. 8경기 침묵 끝에 이날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는 시련 아닌 시련까지 겪은 손흥민은 그런 상황에 굴하지 않고 그가 인용한 표현대로 ‘레몬을 레몬에이드’로 만들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자신의 SNS에 '삶이 네게 레몬을 준다면, 레모네이드로 만들어라'(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라는 서양 격언을 올렸다. 여기에는 시큼한 레몬과 같은 고난과 시련이 닥쳤을 때, 긍정의 마음가짐으로 극복해 달콤한 레모네이드로 만들라는 의미가 깔려있다.


더군다나 경기 직후에는 대표팀에 합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날 역시 좋지 않은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캡틴’으로서의 역할에도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벤투호로 차출된 사이 영국 현지에서 손흥민의 침묵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잡음들이 올라올 수 있는 상황 자체도 원천 차단했다.


손흥민은 한결 여유로운 심리 상태에서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을 대비한 평가전 2경기(코스타리카/카메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벤투호에도 큰 호재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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