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작가 리와인드(52)] ‘천원짜리 변호사’ 최수진 작가의 ‘탄탄한’ 장르물


입력 2022.09.29 09:28 수정 2022.09.29 09:28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법정물 '천원짜리 변호사'로 컴백

'시티헌터'→'흉부외과: 심장을 훔친 의사들' 등

다양한 장르물로 시청자들 만나와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지난 2008년 드라마 ‘사랑해’를 통해 처음 시청자들을 만났던 최수진 작가는 이후 ‘시티헌터’, ‘피고인’, ‘흉부외과: 심장을 훔친 의사들’ 등 다양한 장르물로 서늘한 긴장감을 선사해 왔다.


‘시티헌터’에서는 사회 비리를 파헤치는 해결사의 활약을 다뤘으며, 이후 법정물, 의학물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났었다.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의 복수극부터 흉부외과 의사들의 현실까지. 늘 탄탄한 전개로 장르적 매력을 구현한 최 작가였다.


현재 방송 중인 SBS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에서는 괴짜 변호사의 유쾌한 활극을 그려나가고 있다. 수임료는 단돈 천 원 실력은 단연 최고, ‘갓성비’ 변호사 천지훈(남궁민 분)이 빽 없는 의뢰인들의 가장 든든한 빽이 돼주는 내용을 담는다. 8.1%의 높은 시청률로 시작해 2회에서 8.5%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 사회비판극→의사·변호사 활극, 최수진 작가의 넓은 장르 스펙트럼

최 작가의 첫 장르물이었던 ‘시티헌터’는 사회악을 제거하는데 앞장서는 도시 사냥꾼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을 디테일하게 반영하면서 국내 시청자들의 몰입을 끌어냈다.


결식아동 급식비 유용하는 국회의원부터 반값등록금 투쟁, 군수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비리 등 누구나 공감하며 볼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이어지며 공감대를 형성한 것. 이에 아버지를 위한 복수에서 시작, 각종 비리에 맞서며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이윤성(이민호 분) 등 주인공들의 활약에도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거대 악을 시원하게 처단하는 과정에서 다소 판타지적인 전개가 있기도 했으나, 초반 구축해둔 탄탄한 현실감 덕에 쾌감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이어 드라마 ‘피고인’에서는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지성 분)의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결의 복수극을 선보였다. 앞서 ‘시티헌터’에서는 ‘해결사’라는 존재를 통해 복수의 쾌감을 강조했다면, ‘피고인’에서는 검사 박정우가 재판을 통해 악인 차민호(엄기준 분)를 처단하면서 탄탄한 전개의 흥미를 보여줬었다.


이후 ‘흉부외과: 심장을 훔친 의사들’에서는 의사로서의 사명과 개인으로서의 사연이 충돌하는 딜레마에 놓인 흉부외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의사들을 현실을 마주하게 했으며, ‘천원짜리 변호사’에서는 서민들의 편에서 든든하게 힘을 보태주는 괴짜 변호사 천지훈의 활극을 담아내고 있다. 매 작품 새로운 장르와 소재, 분위기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면서 넓은 스펙트럼을 증명 중인 최 작가다.


◆ 이민호·지성→남궁민, 최수진 작가의 매력적인 주인공들


‘시티헌터’에서 CIA 요원 출신 해결사로 분한 이민호는 당시 액션부터 로맨스까지, 다양한 면모를 소화하면서 자신의 연기력을 제대로 입증했었다. 학생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비리 사학을 고발하며, 비리로 모은 돈을 학생들에게 되돌려주는 등 히어로적 활약으로 통쾌함을 안겨주는가 하면, 박민영과의 애틋한 멜로를 통해 감성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윤성이 복수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 그리고 사회 이슈와 이에 대한 작가만의 비판적 시각을 드라마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시청자들의 깊은 몰입을 끌어낸 최 작가의 내공이 빛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만큼 캐릭터의 입체감이 살아있었고, 이에 이윤성의 활약도 더욱 빛날 수 있었다는 것.


‘피고인’에서 주인공 박정우 역을 맡은 지성 역시도 다양한 감정들을 소화하며 연기파 배우의 면모를 제대로 뽐냈었다. 딸과 아내를 잃은 슬픔은 물론, 복수를 감행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했던 지성은 이 작품으로 그해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었다.


남궁민 또한 ‘천원짜리 변호사’에서 독특한 매력을 지닌 천지훈 캐릭터를 통해 개성 넘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화려한 선글라스를 쓰고, 독특한 무늬의 정장을 차려입은 천지훈은 언뜻 괴짜 같아 보이지만, 서민들의 편에서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예고, 그가 어떤 공감 가는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발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