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가로채려 한 수거책이 인근에서 상황을 지켜본 행인의 예리한 눈썰미에 덜미가 잡혔다.
5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전날 20대 남성을 사기 미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시민 A씨는 지난 4일 오후 2시께 광주 북구 도심 한 교회 앞에서 한 중년 남성과 한 청년을 발견했다.
중년 남성은 현금 다발이 든 것으로 보이는 은행 봉투를 들고 불안한 듯 서성이고 있었고, 맞은 편에 서 있던 청년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중년 남성과 번갈아 어딘가에 통화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A씨는 이들 모습을 수상히 여겨 재빨리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돈을 건네받으려 하는 청년은 보이스피싱 수금책이 의심된다. 전화를 끊지 말고 청년이 이동하는 위치를 알려달라'고 A씨에게 요청했다.
경찰은 A씨의 신속한 신고 덕분에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이 청년을 붙잡았다. 경찰의 추궁 끝에 청년 B(23)씨는 저금리 전환 대출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가로채 송금하는 수금책 노릇을 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중년 남성에게는 이 같은 사실을 안내했다. 이 남성이 준비한 돈은 1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를 사기 미수 혐의로 입건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또 신속한 신고를 통해 피해 예방·수금책 검거에 힘을 보탠 A씨에게는 신고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