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 "대만 장악 신념 확고…향후 10년 대만해협 긴장감 고조"
美 관계자, 美 전략 中 맞서 대만 충분한 무기 비축하는 것
美국무부 무기판매 담당자, 美·대만 방산회의 20년만 참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년 안에 대만을 침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미 정보당국의 주장이 나왔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 CBS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은 대만과의 통일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그는 늦어도 2027년까지 침공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번스 국장은 "시 주석은 하나의 중국을 내세운 통일, 대만을 장악하겠다는 신념이 확고하지만 무력이 아닌 방법으로 통일을 달성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가 2027년이 지나기 전 대만을 침공할 준비를 하도록 군에 지시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202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분쟁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10년 동안 대만 해협에서의 긴장감은 점점 더 고조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이어 '중국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번스 국장은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벌어지는 일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이라면서도 "침공했지만 볼품없는 성과와 영토를 침공당한 사람들의 저항을 목격하면서 얻은 깨달음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물론 이러한 깨달음이 시 주석의 대만에 대한 태도를 바꿀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은 알아야할 것이 있다. 대만을 침공할 경우 국제사회는 중국을 '왕따 국가'로 전략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美, 대만 '고슴도치 전략'으로 中 초기 봉쇄공격 버티기 해야
이런 가운데 미 정부는 중국의 대만 침공 대응책으로 무기를 미리 대량으로 비축해두고 초기 봉쇄공격 버티는 이른바 '고슴도치 전략'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략은 고슴도치가 위협 받아 세운 가시처럼 강대국이 약소국 침공을 강행할 때 시간과 비용 등에 만만치 않은 타격을 입히는 전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대만이 중국과의 전쟁이 벌어지면 미국이 파병을 결정할 때까지 봉쇄공격을 막아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무기 지원 및 판매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지난달 중국군이 대만 주변에서 실시했던 대규모 군사훈련을 예로 들며 중국의 대만 침공은 봉쇄 작전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다른국가들이 개입을 결정할 때까지 대만이 스스로 버텨야 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군은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해 사방을 포위하는 형태로 대만의 주요 항구와 항로에 인접한 6개 구역에서 실사격 훈련을 벌인 바 있다.
NYT는 대만 주변에는 지상로가 없기 때문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했던 것처럼 공급하긴 힘들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정부 관계자들의 목표는 대만이 스스로 방어하도록 충분한 무기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미 정부 관계자들은 치명적이면서도 이동성이 뛰어난 소형 무기 등 대만에 판매할 무기 종류와 양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4일 미국 무기의 대만 수출 문제가 논의되는 '반관반민' 성격의 미국·대만국방공업회의에 미 국무부 무기 담당 고위관리가 20년 만에 처음 참석하면서 대만 지원에 대한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