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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도발 중단하라"…北의 '엉터리 상호주의'


입력 2022.10.19 13:59 수정 2022.10.19 15:3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군사합의 준수 韓 훈련에

北, 합의 위반 포병사격 감행

북한군이 훈련을 진행하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군이 한국군 연례훈련을 '도발'로 규정하며 동·서해에서 포병사격을 감행했다.


우리 군이 9·19 남북 군사합의를 준수하며 훈련을 진행 중인 가운데 북측이 합의 위반에 해당하는 '맞대응'으로 정세를 악화시키는 모양새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후 10시경부터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 발의 포병사격을 가했다. 이후 오후 11시경부터는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50여 발의 포병사격을 진행했다.


동·서해상 낙탄 지점은 군사합의에 따른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완충구역 이내로 파악됐다. 우리 영해로의 낙탄은 없었다.


합참은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이러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고 밝혔다.


북한 포병사격은 우리 군이 매년 하반기에 연례적으로 실시해온 야외기동훈련인 호국훈련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이번 훈련은 지난 17일 개시됐으며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우리 군 연례훈련인 호국훈련이 진행중인 18일 오전 경기 여주시 북내면 일대에서 11사단 장병들이 야외기동훈련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북측은 우리 군 입장을 사실상 '주어'만 바꿔 반박하고 나섰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적들이 지난 10월 13일과 14일에 이어 18일에도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우리를 자극하는 군사적 도발을 또다시 감행했다"며 "적들은 18일 9시 55분부터 17시 22분까지 남강원도 철원군 전연 일대에서 수십 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했다. 전연 일대에서 연이어 감행되는 적들의 군사적 도발 행위로 (인)하여 조선반도(한반도)의 정세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적들의 북침 전쟁연습인 '호국 22(호국훈련)'가 광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감행된 이번 도발 책동을 특별히 엄중시하며 다시 한번 중대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18일 밤 아군 동부 및 서부 전선 부대들이 강력한 군사적 대응조치로서 동·서해상으로 위협·경고 사격을 진행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적들은 전연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시키는 무모하고 자극적인 도발 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군이 훈련을 진행하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표면상' 남북이 서로의 군사행동을 도발로 규정하며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지만, '내용상'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북측 군사행동은 군사합의 위반에 해당하지만, 남측 군사행동은 군사합의 틀 안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이 군사합의를 준수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남측 전방 부대가 전날 방사포 사격을 진행했다'는 북한군 주장에 대해선 "(일선 부대가) 자체 사격훈련 계획, 교육훈련 계획에 따라 사격했을 수는 있다"면서도 "호국훈련 일환으로 이뤄진 포병사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측이 우리 군의 '기본적 훈련'조차 도발로 간주하며 군사합의 위반에 해당하는 무력시위를 벌인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북한은 '남북 군비경쟁'에 대해서도 억지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북측은 그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각종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이중기준 철회'를 요구해왔다. 국제법에 따라 금지된 무기체계를 시험발사하며 '한국은 되는데 북한은 왜 안 되느냐'는 식의 논리를 펴온 것이다.


군사 역량을 합법적으로 강화해온 한국과 신무기를 불법적으로 개발해온 북한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해야 한다는 비논리적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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