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열린 스포츠 대회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출전했다가 실종 의혹에 휩싸인 이란 여성 선수가 이란에 도착했다.
19일(한국시간) BBC방송,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포츠클라이밍 이란 대표인 엘나즈 레카비(33)는 이날 이른 시각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통해 이란에 도착했다.
소셜미디어(SNS) 등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레카비는 머리를 감싼 검정 두건 위로 검은 야구 모자를 쓴 채 입국장으로 나온다.
레카비는 가족들과 포옹하고 꽃다발 여러 개를 전달 받았다. 그의 귀구을 환영하는 인파들은 "레카비의 영웅"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레카비는 이란국영방송 인터뷰에서 "긴장과 스트레스가 많긴 하지만 평화로운 마음으로 이란에 돌아왔다"며 "신께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서울 대회 당시 히잡을 쓰지 않고 경기에 임한 이유에 대해 "신발을 신고 장비를 챙기느라 분주해 히잡을 쓰는 것을 까먹고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레카비는 앞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것은 의도한 게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매체에 따르면 레카비는 공항에서 빠져나와 승합차에 올랐다. 다만 그가 어디로 갔는지는 불확실하다.
앞서 레카비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2022 IFSC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레카비는 연락이 두절됐고 휴대전화와 여권은 압수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회 결승전에서 레카비는 히잡을 쓰지 않은 게 현재 이란에서 확산 중인 '히잡 시위'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주한이란대사관은 레카비의 실종설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