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당권 전초전…안철수·나경원·김기현·윤상현, 고양시 당원교육 출동


입력 2022.10.29 00:30 수정 2022.10.29 00:3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전당대회 앞두고 바닥민심 잡기 해석

"진정한 정권교체는 총선 승리" 한 목소리

당원들 앞에서 당권도전 의사 밝히기도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나경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기현 의원, 윤상현 의원이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고양시(갑) 2022년도 하반기 당원연수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 김기현 의원과 윤상현 의원이 27일 고양시갑 국민의힘 당원교육 강연에 나섰다. 개별 당협위원회 교육 활동에 주요 당권주자들이 총출동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바닥 민심을 다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은 강연 대신 축사를 맡기도 했다.


권순영 국민의힘 고양시갑 당협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국민의힘이 당원과 국민께 어떻게 하면 신뢰를 받고 당이 분열하지 않고 뭉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또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함께 모색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첫 시간은 안철수 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시대정신과 국정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를 맡았던 안 의원은 △공정과 상식의 회복 △미래 먹거리 발굴 △지역균형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국민통합 △자강안보 △외교강국 등 윤석열 정부의 7대 과제를 설명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5년간 시대적 과제를 하나도 하지 않아 그 숙제가 전부 윤석열 대통령에게 모여졌다"고 했다.


이는 차기 총선승리가 절실하다는 호소로 이어졌다. 대한민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 하고, 총선에서의 승리로 국회에서의 국정 뒷받침이 잘 이뤄져야 한다는 게 요지다. 나아가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이끌 적임자가 자신임을 분명하게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안 의원은 "우리당이 총선에서 참패했던 100%의 이유가 공천파동 때문이었다"며 "저는 봐줘야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공천 파동은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이어 "저는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 이래 가장 많은 34석의 정당을 만들었던 성공경험이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28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고양시갑 하반기 당원교육 강연자로 나선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당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안 의원에 이어 연단에 마이크를 쥔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당 소속감 고취'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민주당 정치인들이 봉하마을 찾으며 전직 대통령들을 섬기는 것과 비교해, 보수진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데 소홀했다고 먼저 반성했다. "비겁하고 게을렀다"고도 했다.


좌파 진영으로부터 누구보다 많은 마타도어를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 전 원내대표는 '극우'라는 프레임 공격에 위축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극우가 아니라 헌법정신을 지키는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평가에 인색하고 공과가 있는 대통령들에 대해 과만 부각하는 역사교육을 왜 비겁하게 방치했나. 이제 바꿔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원들은 열화와 같은 함성으로 화답했다.


무엇보다 당의 위기는 '투쟁'이 아닌 '내분'에서 왔다고 진단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어려웠던 것은 친박과 진박의 싸움이었다. 또 이런 갈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여당이 여당다운 모습을 갖추고 힘 있게 국정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철수 "총선승리 경험있는 유일한 후보"
김기현 "총선 과반 못하면 빠져 죽을 각오"
윤상현 "수도권이 중요...출마 긍정 검토"
몸낮춘 나경원 "지금은 말할 때 아니야"


세 번째 연사로 강연에 나선 김기현 의원은 이른바 '3소'(소통·소탈·소신)를 윤석열 대통령의 장점으로 소개하며 "당원들이 힘을 합쳐 윤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나 전 원내대표와 같은 맥락에서 "지금도 당내 갈등과 이견이 있지만 다 한 울타리 속에 품어 안고 윤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가지면 다시 기회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통합을 주문했다.


당대표를 맡아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지도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의원은 "내후년 총선에서 우리 당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태평양에 빠져 죽을 생각"이라며 "다음 총선과 이어지는 대선에서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들었던 보수당 정권이 그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윤상현 의원은 큰 신념과 굳은 의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적장의 아들을 첫째 아들로 삼은 칭기스칸, 고난과 역경을 뚫고 대통령에 올라 위대한 업적을 남긴 링컨 대통령 등을 예시한 뒤 큰 생각과 신념이 있어야 상대도 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신념이 2번 연속 무소속 당선이라는 '무소속 신화'의 배경이 됐다. 그는 "공천탈락 4번, 낙선 1번, 무소속 2번 당선, 헌정사상 (무소속) 연속 당선은 없다"며 "그래서 윤상현을 무소속 신화의 주인공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28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고양시갑 하반기 당원교육에서 김기현 의원과 윤상현 의원이 당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강연자들은 당권 도전에 대한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강연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안 의원은 "제가 대표가 되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의 변화"라며 "저는 중도민심과 스윙보터를 잘 알고 있고 총선승리의 경험이 있는 유일한 후보다. 다음 총선 승리에 자신이 있다"고 했다.


김 의원도 "지금의 지지율은 의미가 없고 인지도 조사에 불과하다. 일반 국민이나 지지층 상대로 한 조사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며 "전당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룰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앞서갈 것을 전혀 의심치 않는다"고 자신했다.


윤 의원은 "수도권에 121석이 있고, 한강유역 중심으로 선거를 이겨야 하는데 과연 누가 정책과 메시지를 가지고 있느냐. 민심을 대변할 수 있느냐"며 "제 경험과 선거에 대한 달인이라는 점에서 주위에서 (당대표 출마를) 강하게 권유를 하고 있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나 전 원내대표는 상대적으로 몸을 낮췄다. '당권 출마의 의지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도 "대한민국이 위기이고 거친 야당에 대해 단호하게 할 것은 하고 협의를 이끌 것은 협의를 해야 하는데 걱정이 많다. 여러 가지 생각이 녹아있지 않겠느냐"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고양시갑 당원교육에는 수백여명의 당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긴 시간 강연에도 대부분의 당원들은 자리를 뜨지 않은 채 당권주자들의 발언을 경청했다. 한 당원은 "우리당의 지도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직접 들어보고 싶어서 왔다"며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당원은 "전당대회 바람이 부는 게 벌써 느껴진다"며 "열띤 경쟁도 좋지만 분열로 이어지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정계성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