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 “韓 내년 경제성장률 1.7%...기준금리 3.75%”

내년 소비자물가 3.5%, 하반기부터 꺾여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

지난달 7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은 1.7%로 하락하며 본격적인 경기 둔화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기준금리는 대외 여건과 국내 물가 대응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 중 3.75%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은행회관에서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금융연에 따르면 우리 경제 성장률은 올해 2.6%, 내년 1.7%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외불확실성에 의한 성장의 하방위험과 물가의 상방위험이 높겠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1.7%)는 그 자체로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2%보다 낮으나, 분기 평균 성장률은 0.5% 내외가 돼 견조한 소비 등을 기반으로 잠재수준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발표자로 나선 박성욱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내년에는 인플레 안정을 위해 우리나라와 주요국 정부가 긴축적인 통화․재정정책을 이어가고, 감염병 위기로부터의 일상회복에 따른 경기반등 모멘텀도 약화돼 성장률이 낮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욱 실장은 “다만, 글로벌 여건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면 잠재 수준에 가까운 완만한 성장률 둔화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올해 및 내년 GDP 항목별 증가율은 ▲민간소비 4.5%→2.1% ▲설비투자 –2.9%→-3.0% ▲건설투자 –2.8%→2.0% ▲총수출 3.4%→1.0% ▲총수입 3.6%→1.7%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민간소비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제활동 둔화, 가계부채 부담, 소비심리 위축 등에 따라 성장률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비투자 환경 악화로 2023년 설비투자는 3.0% 감소하지만, 반도체 설비투자는 기술격차 유지를 위해 대체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건설투자는 최근 건설비용 상승분이 계약단가에 반영되고, 그간의 양호한 수주 실적이 실행됨에 따라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총수출입은 고금리, 강달러로 인한 글로벌 성장 및 교역 둔화를 반영해 성장률이 낮아질 전망이다.

고용률은 올해 62.1%에서 내년 61.8%로 하락하고, 취업자수 증가폭 전망치는 같은 기간 88만명에서 6만명으로 줄어들겠다.

금융연은 또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2%에서 내년 3.5%로 다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에도 소비자물가는 공급측 물가상승압력 지속, 가격인상 등의 영향으로 4%대의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겠으나 하반기 들면서 수요둔화, 공급압력 완화 등에 힘입어 점차 상승세가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단 대외불확실성, 기대인플레이션 확산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내년 물가경로에는 상방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는 내년 상반기 중 3.75%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미 기준금리 모두 내년 초 정점 도달 후 하반기 물가안정화에 따라 점차 인하 가능성이 시장금리에 반영되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경로에 불확실성이 커 기준금리 경로에도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외 국고채 3년물의 연평균 금리는 올해 3.2%에서 4.0%, 경상수지 흑자는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올해 312억 달러로 축소된 후 내년 326억 달러로 횡보할 것으로 보았다.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은 올해 전망치(1305원)보다 높은 1360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