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류지현 감독과 계약 포기
잦은 감독 교체, 2000년대 이후 기존 감독과 재계약 사례 전무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5개팀 중 감독을 교체한 팀은 LG트윈스가 유일했다.
LG는 지난 6일 제14대 감독에 염경엽 해설위원을 선임했다. 올 시즌 팀을 이끌었던 류지현 감독과 지난 4일 재계약 포기 사실을 알린 뒤 이틀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반면 팀을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끈 4개 팀 감독들은 내년 시즌에도 지휘봉을 잡는다.
지난 2021년 KIA 감독으로 선임된 김종국 감독은 부임 첫 해 팀을 4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끌었다.
2021시즌에 앞서 KT와 계약기간 3년에 재계약한 이강철 감독은 올해 준플레이오프서 키움에 패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 시즌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하며 내년까지 계약 기간을 보장 받게 됐다.
올해 SSG의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한국시리즈 정상 등극까지 이끈 김원형 감독도 무난히 재계약에 성공했다.
특히 SSG는 이례적으로 한국시리즈 도중 김원형 감독과 재계약 방침을 발표하는 파격적인 선택으로 힘을 실어줬고, 결국 우승이라는 값진 열매로 돌아왔다.
키움도 비록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지만 무려 15번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며 감동야구를 보여준 홍원기 감독과 시즌을 마친 뒤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등 총액 14억원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해 감독 부임 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임기 2년 차인 올해는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반면 LG는 2년 간 팀을 이끌었던 류지현 감독을 교체했다. LG는 올해 정규시즌서 87승 2무 55패로 구단 최다승 신기록을 달성하며 2013년 이후 9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강력한 투수력을 보유한 LG는 20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과 28년 만에 우승 꿈을 부풀렸지만 플레이오프서 키움에 1승 3패로 밀리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LG는 결국 올 시즌을 끝으로 2년 계약이 만료된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년 간 LG는 KBO리그 10개 팀 중 최고 승률을 기록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하자 과감히 사령탑 교체에 나섰다.
수도 서울을 연고로 두고 있는 LG는 많은 팬 층을 보유하고 있는 KBO리그 대표 인기 구단이지만 1994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기 때문에 성적에 대한 부담과 압박도 심한 편이다. 이에 LG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2000년대 이후로는 단 한 번도 기존 감독과의 재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을 정도다.
LG의 우승청부사로 영입된 염경엽 감독은 과연 임기 내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감독 잔혹사를 청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