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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본색' 박기영 금통위원, 한은 '선명한 소통' 주문


입력 2022.11.11 14:00 수정 2022.11.11 14:00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단순·직접·지속적일 때 효과적"

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한국은행

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시장을 향한 중앙은행의 메시지가 보다 선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물가안정을 위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긴축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매파 인사인 박 위원이 중앙은행의 역할 확대를 역설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위원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기대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 주제로 열린 금요강좌에서 "중앙은행의 소통방식은 단순하고 직접적이며 지속적일 때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은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민간의 기대 인플레이션 형성 및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란 기업 및 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상승률을 의미한다.


박 위원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물가 정보를 제공받은 기업은 정보를 받지 못한 기업과 달리 기대 인플레이션을 조정했다"며 "가계의 경우 통화정책 의결문 또는 중앙은행의 물가전망에 대한 정보를 직접 들었을 때 언론 기사의 형태로 알게 된 경우보다 기대 인플레이션 및 소비지출에 대한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은행 정보의 효력은 약 6개월 정도로 짧게 지속됐는데 이는 중앙은행의 메시지 전달이 단순하고 지속적일 때 효과적임을 시사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박 위원은 "선행 연구에서 가계와 기업은 국내총생산 및 물가 전망, 금리 경로 등 주어진 정보에 따라 기대를 형성하고 투자·고용·소비 등을 결정했으며 그 효과는 1년이 넘어서면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신 연구 결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표정, 목소리 톤이 금융시장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등 비언어적 수단이 전달하는 연성정보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언급했다.


또 "유럽중앙은행은 선제적 지침이 중앙은행의 신뢰성을 훼손시킬 가능성을 우려해 매 회의마다 정책 방향에 대한 단기적 지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며 "2024년까지 물가를 2%로 달성하겠다는 최종 목표를 강조함으로써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의 안착을 도모한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강 위원은 "대중의 무관심, 과거 정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정보 경직성, 오해 가능성, 기대 인플레이션의 측정오류 등 현실적 제약이 선제적 지침의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는 만큼 우리 경제환경을 고려한 인프라 구축, 소통 관련 경험의 축적 및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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