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도어스테핑 후, 설전 벌인 기자 겨냥해
김종혁 "주총장 망가뜨릴 기회 찾는 총회꾼 같아 씁쓸"
국민의힘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TF도 성명서
"진실 왜곡해 거짓 재생산하는 행태, 엄정히 대응할 것"
국민의힘이 공적 내용을 악의적으로 조작해 국민을 속이는 보도를 멈추라는 경고와 함께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한 기자의 태도를 지적하는 메시지를 내는 등 MBC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18일 윤 대통령에게 항의한 MBC 기자를 언급하며 "언론자유는 반드시 존중돼야 하지만 기자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예의도 한번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이다.
김 위원은 "윤 대통령 도어스테핑 때 대통령 뒤통수에 대고 소리 지르고 비서관과 고성으로 싸운 MBC기자는 대통령이 얘기할 때 팔짱을 끼고 슬리퍼 차림이었다"며 "팔짱이야 잘 안보이는 뒤쪽에 있으니 낄 수 있지만 슬리퍼를 신고 온 건 뭐라고 해야할까"라며 "공식 자리에는 그에 걸맞는 복장, 이른바 '드레스코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건 너무 무례한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자는 깡패가 아니어야 하지 않나"라며 "대통령이 아니라 남대문 지게꾼하고 만나도 슬리퍼를 신고 나갈 수는 없다"며 "그게 인간에 대한, 취재원에 대한 최소한의 얘기가 아닌가. 팔짱 끼고 슬리퍼 신고 회견장에 서 있는 모습은 기자라기보다 주총장 망가뜨릴 기회를 찾고있는 총회꾼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또 국민의힘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MBC를 향해 "악의적 조작을 언론의 자유로 포장해서 더 이상 국민을 속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박대출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상규명 TF에는 박성중 의원이 간사로, 윤한홍·윤두현·최형두·장동혁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진상규명TF는 "대통령실이 MBC 내 일부 편향 세력에 의해 저질러진 병풍, 광우병 등 편파조작 방송과 그에 따른 악의적 행태를 지적하자, 언론자유라는 억지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며 "거듭 강조하지만 언론의 자유는 거짓을 퍼뜨리는 자유가 아니라 진실을 전하기위한 과정에서의 자유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대통령의 발언이 공적 영역에 속한다는 MBC 지도부의 입장문 내용은 공허한 말장난일 뿐이다. 공적 내용을 왜 조작해서 방송하는가"라며 "MBC는 대통령의 공적 발언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나 묻지않을 수 없다. 국민과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발언을, 정확한 취재와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오직 '정권 흔들'라는 악의적 목표에 사로잡혀 편집하고 비튼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MBC 입장문을 보면 헌법이 사실관계를 언론의 자유의 영역으로 폭넓게 보장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헌법에 대한 무지와 오해의 소산이다. 혹시라도 MBC 지도부는 헌법이 '가짜뉴스'마저 보호해준다고 착각하는 것인가"라며 "숱한 가짜뉴스로 특정 정치 세력을 비호하고 국민을 기만해서 나름대로 정치적 재미를 본 현 MBC 지도부의 '양심 불량'이야말로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회 병폐다"라고 꼬집었다.
TF위원들은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르는 MBC 지도부의 오만한 행태를 이번 기회에 뿌리 뽑지 않는다면, 국민의 눈과 귀가 대신 돼 줘야 할 언론이 오히려 국민을 괴롭히는 사회적 퇴행이 더욱 고착화 될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힘은 앞으로도 진실을 명백히 왜곡하여 거짓을 확대 재생산하는 반헌법적, 반민주적 행태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MBC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에 대한 질문을 받자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그런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언론의 책임이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그것이 국민의 안전보장과 관련된 것일 때에는 그 중요성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실 취재를 담당하는 MBC기자가 "MBC가 무엇을 악의적으로 왜곡했다는거냐"고 물었지만 윤 대통령은 답하지 않았고 대통령실 참모와 MBC 기자 간 설전이 벌어졌다. 이후 MBC기자와 이기정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은 고성을 주고 받으며 충돌했고,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발언 뒤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무엇이 악의적이냐'는 MBC 기자 질문에 대해 답하겠다"며 10가지 이유를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