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주환, 너 죽고 나 죽자 생각이었다고 말해"…'신당역 살인' 첫 공판

전주환 "혐의 대부분 인정…반성·속죄하면서 살 것"

주거침입 혐의 대해 전주환 측 "살해 목적 아닌 합의 목적"

피해자 찾아갈 때 수사 혼선 주기 위해 일회용 교통카드 사용

'신당역 스토킹 살인범' 전주환(31)이 지난 9월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동료를 살해한 전주환(31)이 첫 재판에서 "정말 잘못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 씨가 '너 죽고 나 죽고라는 생각'이었다는 진술을 여러 번했다고 전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박정길·박정제·박사랑) 심리로 진행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전주환의 첫 공판에서 전 씨는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다"며 "정말 잘못했음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대부분 인정한다면서도 범행 전 피해자를 찾아간 주거침입 혐의에 대해 "살해 목적이 아닌 피해자와 합의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전 씨의 경찰 진술 조서, 폐쇄회로(CC)TV 영상, 목격자 진술 조서 등 등의 증거를 공개했다.

공개된 증거에는 전 씨가 피해자를 찾아갈 때 사용한 일회용 교통카드 이용 내역도 담겨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전 씨는 행적을 감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일회용 교통카드를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또 검찰은 전 씨가 피해자를 죽일 생각보다 '너 죽고 나 죽고라는 생각'이었다는 진술을 다수 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과 피해자 측 변호인은 지난달 2차 피해 우려를 이유로 재판부에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비공개로 진행할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판 관계인이나 취재진이 피해자 쪽에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검찰은 "범행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보복 살임임을 규명했다"며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적극 공소를 유지하고 2차 피해 방지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전 씨는 지난 9월 14일 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내부 여자 화장실에서 서울교통공사 입사동기인 A(28) 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전 씨는 스토킹 혐의 등으로 A 씨에게 고소당한 상태였으며 검찰이 징역 9년을 구형해 선고를 앞두고 있었다.

직위해제 상태임에도 여러 차례 통합정보시스템에 접속해 A 씨의 정보를 알아낸 전 씨는 퇴근 시간에 맞춰 A 씨를 찾아가는 등의 행동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토킹 등의 혐의와 관련해서는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