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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 요건 완화에도 '냉랭'…흥행 위해 영끌족도 품는다


입력 2022.11.24 10:58 수정 2022.11.24 11:20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목표액 30%도 못 채워

진짜 vs 가짜 서민 갈등

7일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직원이 안심전환대출 상담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된 지 두 달이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 공급 목표액 중 3분의 1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건이 완화됐음에도 대부분의 수도권 거주자와 맞벌이 부부들은 신청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대출 대상을 더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세금으로 영끌족 구제에 나선다는 비판이 나온다. '진짜 서민'과 '가짜 서민' 프레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1단계 신청일인 9월 15일부터 2단계가 진행 중인 11월 18일까지 안심전환대출 누적 신청 금액은 7조454억원으로 나타났다. 공급 목표액 25조원의 28.2%에 그쳤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혼합형금리 주담대를 최저 연 3.7%의 금리로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상품 등으로 갈아탈 수 있다.


금리상승기에 주담대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는 기회임에도 신청이 저조한 탓에 주금공은 몇몇 까다로운 요건을 손질했다. 지난 7일부터 주택가격 기준을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해 접수 받고 있다. 소득 요건은 부부 합산 기준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출한도도 2억5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출 대상 기준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거나 맞벌이를 하는 경우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KB부동산은 10월 수도권 주택종합 매매 평균 가격은 6억5770만원이었으며 서울의 평균 매매가격은 9억2694만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706만9361원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출 대상을 더 늘리기 위해 문턱을 낮출 계획이다. 안심전환대출과 다른 정책금융 상품을 통합한 '특례 보금자리론'을 출시해 주택 가격을 9억원으로 상향하고, 소득 요건은 삭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영끌족'까지 세금으로 구제해야 하냐는 불만이 제기된다. 영끌족이란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구입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표현이다. 안심전환대출 가입을 원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집값 가격이 치솟던 1~2년 전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다. 더 오래전인 저금리 시절 대출을 받은 경우엔 변동금리여도 아직 부담되는 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런 비판에 대해 "형평성만을 따지면 할 수 있는게 없다"며 "주거 안정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심전환대출의 재원이 되는 주택저당증권이 시장에 대규모로 공급되는 것에 대한 걱정도 크다. 이 경우 수급 불균형이 일어나 채권 금리가 급등하는 등 채권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끌족 지원을 위해 다른 차주들이 금리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가짜 서민이 아닌 진짜 서민을 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가 당분간 이어지고 있어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판을 피하기 위해선 안심전환대출의 적절한 요건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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