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삼성 반도체 리서치 조직 신설...3나노 전쟁 판도 흔들까


입력 2022.12.01 06:00 수정 2022.12.01 06:00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반도체 분야 전담 '글로벌 리서치 센터' 설립 예고

3나노 기술에 이어 분석·마케팅으로 고객사 확보전

삼성 서초 사옥.ⓒ데일리안DB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 그 중에서도 특히 시장 1위를 점하고 있는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한 삼성전자의 추격전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기술력에 마케팅을 얹은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꺼내들었다. 반도체 분야 관련자체 리서치 조직 신설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중 있을 인사시즌에 맞춰 DS(반도체)부문 산하에 있는 전담 연구 조직 '글로벌 리서치 센터'를 설립한다. 센터장으로는 금융투자업계 인사 영입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서치 센터가 DS부문 산하에 설립되는 만큼 반도체 산업 분석을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간 삼성그룹 내에는 삼성글로벌리서치(舊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삼성리서치 등의 리서치 조직이 있다. 다만 분산돼 있고 분야별로 연구 주제가 제각각인 탓에 반도체 산업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공급망 대란 및 기술 초격차 경쟁 등으로 삼성전자의 전력 축이 반도체로 쏠리는 만큼, 통합된 내부 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위기이자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1위를 점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로 과잉 재고에 직면했다. 다만 삼성은 경쟁사들과는 다르게 인위적인 감산 대신 설비 투자 전략을 밝히며 내년 이후 반도체 산업 반등 시즌을 노려본다는 방침이다.


또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업계 1위 대만 TSMC를 따라잡아야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3.4%다. 삼성전자(16.5%)에 비해 3배 이상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자랑한다.


삼성전자는 타사와는 차별화된 GAA(Gate-All-Around) 기반 3나노(㎚·10억분의 1m) 양산으로 시장 1위 TSMC를 추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현재 삼성과 TSMC는 대형 고객사의 파운드리 물량을 서로 뺏고 빼앗기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테슬라는 차세대 자율주행 칩 위탁생산 업체를 기존 삼성전자에서 TSMC로, 퀄컴은 스마트폰용 앱 프로세서 생산 물량 일부를 TSMC에서 삼성전자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파운드리 산업이 수주 산업인 특성상, 고객 확보전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심상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싱가폴에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열린 한 포럼에서 "TSMC가 더 많은 제품과 고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생태계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쉘 퍼스트(Shell First)' 전략으로 TSMC를 추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기존 고객사 주문 확보 후 설비투자에 나서는 파운드리 사업의 보편적인 방식과 달리, 반도체 생산 시설을 먼저 지은 후 수요에 따라 설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공격적인 투자 감행이 가능한 데에는 3나노 공정에 대한 자신감이 배경으로 깔려있다. 심상필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4~5나노 공정에서는 TSMC에 뒤쳐졌지만 3나노 공정은 매주 중요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3나노 공정의 성숙도와 전성비 향상에 초점을 두고 대응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경쟁사들과 달리 선제적 투자를 택한 삼성의 과감한 전략에 업계 안팎의 우려도 있지만, 삼성 측은 '고객사 투자 유치 목적도 있다'는 입장이다. 심 부사장은 "일부 고객은 오랜 기간 우리 생산시설을 활용하려고 투자하기도 한다"고 회사의 선제적 투자 이유를 언급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고객사를 2027년까지 5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목표다. 이번 리서치 센터 통합 신설 역시 기술력에 더해 새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분석 및 마케팅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방침으로 읽힌다. 한편, 삼성은 예년과 비슷하게 이달 초에 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