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혹독한 겨울나기'에 서방, 10억유로 원조

파리서 '우크라 국민과 연대' 국제회의 개최

46개국·24개 국제기구 참여…젤렌스키 화상참여

마크롱 "러, 비겁하게 인프라 공격"

지원 플랫폼 만들어 EU 관리…발전기·LED전구 지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파리의 외무부 청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 시설 공격을 대응하기 위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발전기와 전구 등 10억유로(약 1조3800억원) 규모의 원조를 약속했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13일(현지시간) 파리 외교부 청사에서 '우크라이나 국민과의 연대'로 개최된 국제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46개 국가와 24개 국제기구 고위급 인사와 함께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도 참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회의 개막 연설에서 "러시아가 전장에서 열세로 밀리자 우크라이나인들을 굴복시키기 위해 민간 인프라를 비겁하게 폭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혹독해진 겨울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가 지난달 인도한 100개의 발전기 외에 63개의 발전기를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카트린느 콜론나 프랑스 외교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내년 3월까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4억1500만유로(약 5700억원)는 에너지 부문에, 나머지는 보건, 식량, 물, 교통 부문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온라인에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지원과 세계 각국에서 보내는 지원이 겹치지 않게끔 조율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EU가 관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콜론나 장관은 이번 회의 참가국들 가운데 바레인, 캄보디아, 카타르,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등을 거론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국제회의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나라들"이라고 짚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연설에서 "현재 1200만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정전을 겪고 있다"며 "에너지 부문에만 8억유로(약 1조1000억원) 긴급 구호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물론 엄청난 금액이지만, 정전이 일어났을 때의 피해비용보다는 적다. 여기에 맞는 결정이 내려지길 희망한다"며 "우크라이나의 오래된 백열전구를 LED 전구로 교체한다면 전기를 아낄 수 있어 정전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가 LED 전구 3만개를 구매할 수 있도록 3000만유로(약 415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LED 전구 5000만 개는 원자력 발전소의 연간 생산량인 1기가와트를 절약할 수 있어 기존 전구보다 88%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부 장관도 독일이 5000만유로(약 690억원)의 원조를 추가로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