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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떠나보내는 직원들 "아쉽지만…무쏘 영광 되찾을 것"


입력 2022.12.22 10:25 수정 2022.12.22 10:26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쌍용자동차, 'KG모빌리티'로 사명 변경

35년 함께한 동지 떠나보내려니… 아쉬움 큰 직원들

기업회생절차 끝내고 '재도약', 기대감도 솔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쌍용자동차

"무쏘 신화부터 토레스까지, '쌍용자동차'를 떠나보내려니 많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기업 회생절차 등 아픔이 컸던 만큼 이번 사명 변경과 함께 제대로 회생을 해서 고객분들께 다시 한 번 큰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되살아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쌍용차 생산직에서 30년 간 근무한 A씨)


쌍용자동차를 떠나보내는 직원들의 마음은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아쉬움보다 배로 절절하다. 이들은 쌍용자동차의 이름으로 코란도에서부터 무쏘, 렉스턴, 토레스까지 여러 명차들로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했고, 기업회생절차로 벼랑 끝에서 되살아났다.


하지만 쌍용차를 구원해준 KG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한 재도약에 대한 기대감도 맴돈다. 쌍용차 직원들 사이에서는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이미 활활 타오르고 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2022 자동차인 시상식’에서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쌍용차의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986년 쌍용그룹으로의 인수 이후 탄생한 '쌍용자동차' 브랜드는 35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오랜 세월동안 몸담은 '쌍용'을 떠나보내는 직원들은 못내 섭섭한 마음이다. 사명 변경에 대한 소감을 묻자 30년간 쌍용차에서 근무한 직원 A씨는 아쉬움에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A씨는 "직원들이 '쌍용'이란 이름을 함부로 못 버리는 이유는 고객에 대한 배려도 있지만 애착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라며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쌍용차 직원들의 아쉬움이 이토록 큰 것은 영광의 순간 뿐 아니라 힘든 시기까지 모두 함께 겪어냈다는 데 있다. 몸담았던 회사가 한순간에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가, 구사일생으로 되살아난 모든 과정을 겪은 이들에게 쌍용차는 직장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A씨는 "지난해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는 곳이 없으면 폐업에 처할 위기까지 갔었고 이 과정에서 퇴사한 직원도 있지만 끝까지 함께한 직원들도 많다"며 "너무 큰 아픔을 겪었고, 직원들도 쌍용차와 함께 긴 시간을 버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힘든 시간 쌓아온 애정만큼이나 재도약에 대한 의지도 남다르다. 정들었던 '쌍용자동차'는 떠내보내지만, 쌍용차를 되살리려는 KG그룹의 의지를 믿고, 회생에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다.


실제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쌍용차의 흑역사를 딛고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명 변경에는 '쌍용'이라는 사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씻자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 곽 회장에게도 쉽지 않았던 선택이었다.


곽 회장은 “(사명 변경에는) 장점과 단점이 모두 존재한다. 쌍용차라는 이름에 팬덤층이 있는 반면, ‘구리다’, ‘인도 회사냐’는 말도 있고, 쌍용차에 씌워져 있던 아픈 이미지도 있다”며 "어떤 걸 택할지 엄청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직원 A씨는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꾸는 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고객을 접하겠다는 각오와 마찬가지"라며 "이번 사명 변경과 함께 제대로 회생을 해서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큰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되살아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35년간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쌍용'으로 통했던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명에서 '쌍용'을 아예 떼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쌓아올려야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른 업종에 몸담고 있는 옛 쌍용차 출신 B씨는 “쌍용차라는 브랜드를 국내외에 알리고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데 하루 아침에 사명이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으니 착잡하다”면서 “특히 해외에서는 사명을 바꾸면 맨바닥에서 다시 시작해야 될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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