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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호점 넘긴 이디야커피, 신규 출점보단 내실 다지기


입력 2022.12.26 07:29 수정 2022.12.26 07:29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국내 커피전문점 중 3000호점 넘는 매장 유일

높은 품질·합리적 가격·골목상권 겨냥 전략 주효

앞으로가 문제…“가맹점 이탈 막고 메뉴 개발에도 힘”

이디야 매장 이미지. ⓒ이디야커피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가 지난해 매장 3500호점을 돌파한 가운데 본격적으로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매장 수가 늘어났다는 건 외형이 성장했다는 증거지만, 앞으로가 고민이다. 경기 상황이 좋지않고 프랜차이즈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기준 3500호점을 돌파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중 매장 3000호점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전국 3500여개 매장 중 직영점 14곳을 제외하면 99% 가량이 가맹점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10년 이상 장수 가맹을 유지하는 지점도 다수 포함됐다.


국내 외식업 프랜차이즈 중 가맹점 4000호점을 넘어간 경우는 없다. 국내 가맹점을 3000개 이상 보유한 곳은 현재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전문점 파리바게뜨 뿐이다. 그나마도 베이커리 업계는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10년 가까이 출점 제한 규제를 받고 있다.


이디야커피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신규 개점 매장 수는 275개다. 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300개가 넘는 매장의 문을 열었다. 커피 업계 경쟁자인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와 다르게 초기 소규모의 매장으로 주택가 인근이나 골목 상권 등에 침투하면서 매장 수가 급격히 늘었다.


무엇보다 이디야커피는 품질 좋고 맛있는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전략으로 저가 커피 시장을 이끌었다. 가맹점과의 상생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가맹점 수를 늘린 점도 주효했다. 이디야커피는 신규 매장수 대비 폐점 점포 비율이 현저히 낮다.


NEW아메리카노 이미지ⓒ이디야커피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커피 시장의 경우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유사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난립하고 개인이 소규모 커피전문점을 차리는 경우도 많다. 제과점·패스트푸드 전문점 등에서도 더 싸고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진출도 쉽지 않다.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해외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우선 테이크아웃 중심의 커피 문화가 정착된 국가가 많지 않은 데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스타벅스, 블루보틀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많아 공략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디야 역시 내년을 기점으로 해외 진출에 목표를 두고 있지만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첫 번째 해외 진출지로 미국령 괌을 선정하고 올 연말 1호점을 출점할 예정이었으나, 괌 1호점은 건축 허가 등의 문제로 내년 상반기로 일정이 연기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디야커피는 신규 출점이 아닌 기존 가맹점 관리를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 업주들이 다른 브랜드로 이탈하지 않도록 본사 차원에서 상생안 마련에 분주한 것이다. 매장 데이터 관리 및 환경개선 마련에도 힘을 쓰고 있다.


쉽게 말하면 기존 매장의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다. 오래된 매장 주변의 변화된 상권을 분석하고 리뉴얼 작업에 착수하거나 커피를 내리는 기기를 교체하는 작업 등이 대표적이다. 통상 업계서는 5년 이상된 매장을 노후 매장으로 본다.


이디야 커피 관계자는 “최근 기존 가맹점 강화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시장재분석, 리뉴얼 지원 등에 힘을 주고 있으나, 범위와 매장 등에 따라 지원 내용은 각각 달라 정확한 기준을 두고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이디야는 커피의 기본이 되는 원두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연간 최대 6000톤 원두를 자체 로스팅할 수 있는 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가맹점에 원두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자체 커피스틱 브랜드인 ‘비니스트’ 커피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신메뉴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이디야는 이달 들어 ‘뉴(NEW) 아메리카노’를 선보였다. 해당 메뉴는 이디야 커피연구소에서 오랜 연구개발과 테스트를 거쳐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변화하는 소비자 욕구에 부응하고자 기획됐다.


여기에 가맹점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올해 이디야커피는 4년만에 가격인상을 단행하기에 앞서 지난달 가맹점주 3000여명을 대상으로 외부 의뢰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프랜차이즈 업계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받는다.


이디야 관계자는 “최근 점주협의회가 구성된 만큼 가맹점과의 더욱 활발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과의 상생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이번 NEW아메리카노 출시와 같이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가맹점과 소비자 만족도 향상을 위해 힘쓰고 트렌드에 맞는 신메뉴, 유통 제품 확대 등 다양한 제품 출시로 고객의 선택권을 지속 넓혀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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