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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체포안 부결…민주당 '집단 엄호'로 '방탄 정당' 역풍 불 듯


입력 2022.12.29 00:00 수정 2022.12.29 00:18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찬성 101명, 반대 161명…'부결'

민주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 던진듯

盧 "하지도 않은 일…억울" 호소

韓 "돈 주고받은 현장 녹음" 주장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민주당의 집단 엄호 속에 28일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노 의원의 억울함을 인정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노 의원은 물론 이재명 대표 수사를 '야당탄압·정치보복'으로 규정하며 대응하고 있어, 이번 체포동의안 부결은 '방탄' 논란으로 옮겨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노 의원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271명 중 찬성 101명, 반대 161명, 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요건이다.


21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10월 정정순 전 민주당 의원, 2021년 4월 이상직 전 무소속 의원, 2021년 9월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은 모두 가결됐다.


노 의원은 2020년 2~12월 21대 국회의원 선거비용 등의 명목으로 사업가 박모 씨 측에서 총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알선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노 의원이 2020년 2월부터 12월까지 사업가 박 씨로부터 공무원의 인허가 및 인사 알선, 각종 사업 도움, 선거 비용 등의 명목으로 총 5회에 걸쳐 6000만원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체포동의안은 이틀 뒤인 14일에 제출돼 15일 접수 후 23일 본회의에서 보고됐다.


노 의원은 그간 신상발언, 친전 전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결백을 주장하고 부결을 호소해 왔다. 이날 표결을 앞두고도 "부정한 돈을 받지 않았다. 양심껏 구설수 없이 의정활동을 했다"며 "그런데도 하지도 않은 일을 범법자로 몰아서 정말 억울하다"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청탁을 주고받은 뒤 돈을 받으면서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녹음돼 있다"며 "지난 20여 년간 부정부패 수사 다수를 담당해왔지만 부정한 돈을 주고받는 현장이 이렇게까지 생생하게 녹음된 사건은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그날' 위해 부결
예행연습 한 모양…민심 두렵지 않냐"
민주당 "노웅래 체포동의안 이용해
검찰 대변인처럼 조작수사 옹호 말라"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노웅래 체포동의안이 부결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표결 결과를 보면 민주당의 몰표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숫자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 지도부가 '자유 투표'에 맡기기는 했으나 표결을 앞둔 당내에서는 사실상 부결 여론이 우세했다. 국민의힘은 자유 투표, 정의당은 6명 전원이 찬성 표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방탄 정당'이라는 프레임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이날 부결 처리가 추후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의 예행 연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거대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은 불체포 특권 뒤에 노 의원을 겹겹이 감싸준 셈"이라며 "혹여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게 다가올지 모를 그날을 위해 부결 예행연습이라도 한 모양이다. 민심이 두렵지 않은가"라고 따져물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의 가장 핫한 수식어는 '방탄'"이라며 "방탄 정당, 방탄 의원을 자처하더니 이제는 국회마저 비리 의원 보호 수단인 '방탄 국회'로 전락시켰다"고 꼬집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불체포특권의 남용"이라며 "불체포특권이 국회의원 개인의 부패, 비리 의혹에 대한 방패막이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 의원이 억울하다면 오늘 당당하게 체포동의안 가결을 호소하며 법원의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소명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불체포특권 남용으로 국민의 정치 불신을 키우는 민주당의 행태에 개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도 체포동의안 부결 직후 "국회의원의 직위를 이용하여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구속 사유가 명백함에도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유감스럽다"며 "21대 국회에서 부패범죄 혐의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모두 가결된 사례들과 비교해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냈다.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노 의원 체포동의요청 이유를 설명한 것에 대해 "검찰 수사를 옹호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한 장관은 오늘 국회 본회의에 검찰 수사팀장으로 섰냐"며 "한 장관은 검찰 대변인처럼 자신의 주관적 의견을 앞세우며 검찰의 조작수사를 옹호했다. 노 의원 체포동의안을 이용해 진영논리 운운하며 야당을 공격한 것은 자기정치이며 장관으로서 직분을 망각한 추태"라고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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