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당권주자 나경원, '출산시 대출금 탕감' 언급하자
대통령실 "정부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개인 의견"
'친윤 후보 교통정리' 과정 속 나경원 불출마 압박 해석
대통령실이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출산시 대출금 탕감' 발언에 대해 "윤석열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정면 반박했다.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나 부위원장에게 사실상 '전당대회 불출마 압박'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상훈 사회수석은 6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나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 방향은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의 정책과는 무관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경원 부위원장은 전날(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신년간담회에서 헝가리의 파격적인 출산 지원 정책을 인용하며 "조금 더 과감하게 원금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탕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나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결혼하면 4000만 원을 신혼 부부에게 대출해주되 △첫 자녀를 출산하면 무이자 전환 △둘째 출산시 원금 일부 탕감 △셋째 출산시 원금 전액을 탕감하는 제도다.
안 수석은 "나 부위원장의 어제 기자간담회 이후 질의가 많이 들어와 상황을 알려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설명하기는 했지만,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이 대통령 직속 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반박하면서 당권과 관련된 정치적인 해석이 나오고 있다.
권성동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과 손잡은 김기현 의원 중심으로 '친윤 후보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는 과정에서 압도적인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4선 의원 출신 나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는 최대 변수인 상황이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서 관전만 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이 깊어졌다. 마음을 굳혀가고 있는 중"이라며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내용이 대통령에게 보고됐느냐'는 질문에 "어제 기자간담회를 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관계 부처(보건복지부)에 질문이 쇄도했고, 그 내용을 대통령에게 중요 안건으로 보고를 올렸다"며 "(대통령에게) 정부 입장을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씀드렸고, (대통령은) '적절하게 대응하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안 수석의 브리핑이) 나 부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 있느냐'는 질문엔 "정치적인 것은 내가 말씀드릴 계제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