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86조 5590억원, 영업이익 7조 2331억원 '역대 최대'
올해 매출 목표 97조6000억, 영업익 9조3000억
"올해 반도체 수급 완화 및 공장 가동 정상화 따른 판매 확대"
스포티지·EV6 이어 올해 EV9까지… 브랜드력으로 '승부'
전날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에 이어 동생격인 기아도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지난해 3분기 조단위 품질비용과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써낸 호실적이다.
기아는 올해도 제품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지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목표 영업익 역시 2조를 더 올려잡았다.
27일 기아는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86조 5590억원,영업이익은 7조 2331억원을 달성해 각각 전년 대비 23.9%, 42.8%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4분기 역시 영업이익이 세자릿수 상승하며 호실적을 썼다. 기아의 작년 4분기 매출은 23조1642억원, 영업이익 2조6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8%, 123.3% 증가했다.
지난해는 특히 고환율과 고수익 SUV 중심 판매 믹스 개선 등 효과를 톡톡히 봤다. 게다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크게 증가했고, 전기차 역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증가했다.
지난해 권역별 도매 판매를 보면, 기아는 지난해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두자릿수 성장률을 지속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10.7%, 북미 시장에서는 31.5%, 유럽 14.1%, 인도 63.1%, 중남미는 49.4%, 아태 지역도 28.7% 플러스 성장했다.
고수익 차종, SUV 중심의 믹스개선도 수익성 확대에 큰 도움이 됐다. 기아의 전체 차급 중 2021년 기준 57.9%였던 RV 판매비중은 지난해 66.8%까지 증가했다.
주호정 기아 부사장은 "세타 충당금과 같은 1회성 비용, 원자재 가격 상승, 반도체로 인한 공급 차질 등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음에도 제값 받기 정책, 인센티브 전략, 우호적 환율 등으로 당초 전망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지난해 친환경차, 전기차 등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높인 만큼 올해는 본격적으로 제품력과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올해 판매 목표 역시 지난해 보다 매출은 13%, 영업익은 29% 올려잡았다. 반도체난 완화에 따른 적체 물량 해소와 글로벌 판매가 확대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판매는 작년 대비 10.3% 증가한 32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주 부사장은 “고금리ㆍ고물가에 따른 수요 둔화 및 국제적 긴장 상황 지속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탄탄한 수요를 기반으로 한 판매 물량 증가, 고수익 SUV 중심의 지속적인 판매 믹스 개선, 대형 전기 SUV 신차 EV9 출시 등 상품력과 브랜드력 개선을 바탕으로 한 선순환 체계를 강화해 매출액은 약 13% 증가한 97조 6000억원, 영업이익은 29% 증가한 9조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올해도 친환경차와 고수익 RV 모델 중심의 판매 체계를 더욱 강화해 수익성 확대를 지속 추진한다. 볼륨 차종인 스포티지와 EV6에 신차 EV9 효과를 더해 판매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전기차 시장에서는 지난해 두각을 나타낸 만큼,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한 지배력 높이기에 나선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테슬라 가격 인하 등으로 경쟁 우려가 있지만, 오히려 판매 물량과 수익성은 높아질 것으로 봤다. 올해 기아가 세운 미국 시장 도매판매 대수는 79만대로, 지난해 70만4000대 보다 10만대 가량 높게 잡았다.
주 부사장은 "북미는 아주 중요한 시장이고, 기아가 가장 성과를 내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대부분 차량은 각 세그먼트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재고도 낮은 수준"이라며 "지난원활하게 수급이 되지 못했던 부분이 해소되고, EV9 신차까지 더해 올해 판매량과 수익성은 더 확대될 것으로본다"고 말했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는 올해 스포티지 출시를 통해 버티기 전략에 돌입할 계획이다. 동시에 기존에 없던 판매 채널을 강화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확대를 노리겠다는 목표다.
주 부사장은 "중국은 판매채널이 약화된 상황에서 딜러들 조차 힘을 쓰지 못하고 팔 수 있는 물량까지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작년까지는 현상유지조차 하지 못했다"며 "올해는 스포티지라는 절대 차종을 투입하면서 동시에 실질적으로 판매채널을 강화하는 작업을 통해 고정비를 최소화하면서 버티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올해 경기침체와 수요 하락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인센티브나 판촉 등에 큰 비용은 쓰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와 시장 수요에 따른 하반기 목표치 변동이 예상되지만, 제값 받기 정책과 퍼포먼스 위주의 상품 전략을 지속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겠단 전략이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기아의 잔존가치는 2021년 47에서 55까지 상승했다. 이 의미는 기아가 업계 2등 정도의 수준이고, 단가 보장 성격의 인센티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며 "상품 전략을 퍼포먼스 위주로 가져왔고, 제값의 가격을 받고, 이런 부분이 단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정책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은 "흔히 위기라고 하는 부분이 과연 경영 상태 악화로 끝날 것인지, 시장 랭킹을 변동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지 지켜봐 달라"며 "향후 10년의 방향성을 잡기 위해 올해와 내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로 가져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