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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경찰에 집단 구타당한 흑인, "엄마" 울부짖다 결국 숨졌다


입력 2023.01.28 17:15 수정 2023.01.28 17:15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한 흑인 청년이 경찰관들에게 집단 구타당해 사망했다. 당시 현장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미국 전역이 분노에 휩싸였다.


ⓒYTN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경찰은 지난 7일 흑인 청년 타이어 니컬스(29)의 사망 당시 상황이 담긴 '보디캠(사람 몸에 달아 영상을 찍는 카메라)'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이날 해가 저문 오후 8시 30분께 교통단속 경찰관들이 니컬스가 난폭 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정차시킨다. 그리고는 운전석 문을 열고 니컬스의 멱살을 잡고 끌어내 바닥에 엎드리게 한다.


이때 니컬스는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으나 경찰은 수차례 "바닥에 엎드려"라고 소리쳤다.


니컬스가 잠시 일어나려고 하면서 경찰관들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경찰관 두 명이 "손을 내밀라"고 요구하면서 그를 에워싸고 동시에 주먹과 발로 폭행하기 시작했다. 다른 경찰관은 고통을 일으키는 '페퍼 스프레이'를 꺼내 니컬스에 얼굴에 뿌렸고, 이를 맞은 니컬스는 "엄마"라고 외치며 울부짖었다. 또 다른 경찰관은 "몽둥이질을 해주겠다"며 진압봉으로 위협했고, 축 늘어져있던 니컬스를 들어올리면서 다시 때렸다.


ⓒYTN

니컬스는 희소병인 크론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체포된 니컬스는 당시 호흡곤란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3일만인 10일 심장마비로 숨졌다. 유가족은 니컬스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당시 얼굴에 피멍이 가득했다고 했다.


현장에서 니컬스를 구타한 경찰관 5명은 모두 흑인이었다. 해당 경찰관들은 모두 해고됐으며, 대배심은 전날 이들을 2급 살인과 가중 폭행 등 혐의로 기소할 것을 결정했다.


니컬스를 폭행한 경찰 5명 ⓒREUTERS

니컬스 유족의 변호사인 안토니오 로마누치는 이날 "이 젊은이는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며 "한 명, 두 명도 아닌 5명의 경찰관이 합심해 니컬스에게 해를 가했고, 자유와 헌법적 가치를 억압했고, 이는 살인으로 이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니컬스의 어머니 로번 웰스는 CNN 방송 인터뷰에서 "경찰들은 아들을 가혹하게 구타했다"며 "온몸이 멍투성이였고, 머리는 수박만큼 부어올랐으며, 목은 부러져 있었고, 코는 'S'자로 휘었다. 살아남았더라도 식물인간이 됐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10일사망한 타이어 니콜스(29)의 유가족23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니콜스의사망직전 사진을 들고 있다. 얼굴에 피멍이 든 니콜스는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의식이 없는 모습이다.ⓒ멤피스=AP뉴시스

세를린 데이비스 멤피스 경찰서장은 AP 인터뷰에서 "경찰관들의 행동은 악랄하고 난폭했으며 비인도적이었다"고 비판하며, 체포 당시 니컬스에게 적용된 혐의인 난폭 운전과 관련해 보디캠에 촬영된 영상은 없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이 확산되면서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분노를 드러냈다. 멤피스와 워싱턴DC, 보스턴 등 미국 일부 도시에선 경찰에 무리한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니컬스의 죽음을 불러온 구타가 담긴 끔찍한 영상을 보고 격분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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