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양곡법, 누가봐도 잘못된 법"
"농정 예산 치중되는 악순환이 될 것"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강행 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농업파탄, 농민도탄 1호법'으로 규정하고 개정안 통과를 강행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누가 봐도 잘못된 법이다. 부디 강행을 중지하고 합리적으로 협상에 나서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선 그는 "매년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양곡관리법이 통과돼 초과 생산된 쌀을 무조건 사들여야 한다면, 당장은 쌀값이 고정되고 농민 생계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며 "다른 농사를 짓던 농민들도 모두 쌀농사를 지으며 쌀은 한정 없이 남게 되고 그걸 수매하는 데 농정에 투입돼야 할 예산이 모두 치중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수확기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할 경우 정부가 쌀 매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여당이 퇴장한 가운데 해당 법안의 직회부 건을 단독으로 의결했고,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한 상태다.
이에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부의 여부를 묻는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직회부 요구가 있고 난 뒤 30일 이내에 여야 합의가 없으면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본회의에서 부의 여부를 묻는 무기명 투표가 이뤄진다는 국회법 때문이다.
주 원내대표는 "양곡관리법은 겉으로 보면 농민이 원하는 법처럼 보이지만, 사실 농업을 파탄시키고 농민을 도탄에 빠뜨리는 법"이라며 "만약 이 법이 통과되면 우리는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오늘 민주당의 꼼수와 힘자랑으로 점철된 양곡관리법이 본회의 부의 여부를 표결하게 된다"며 "민주당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 1호 법안이라며 법 처리를 강행해왔다. 이 대표도 '신속하게 법 처리를 매듭짓겠다'고 공언한 만큼 오늘도 의석수로 밀어붙일 것이 뻔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1948년 제정된 양곡관리법은 지금까지 양곡의 수급조절과 적정가격 유지의 근거로 작동돼왔지만 이재명표 양곡관리법’으로 변질되는 순간 쌀 생산 과잉을 더 심각하게 만들고 농업의 미래를 망가뜨릴 악법이 될 것"이라며 "양곡관리라는 본래 취지는 퇴색되고, 정치색으로 덧칠해져서 더불어민주당의 표심 관리를 위한 포퓰리즘 법안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지난 16일 법사위는 양곡관리법을 소위로 보내 다시 논의하도록 했다. 아직까지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남아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를 알면서도 본회의 부의를 끝내 강행한다면 '농업 파탄, 농민 도탄 1호법'을 만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돌아올 수 없는 그 강을 건너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