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 방중 앞둔 가운데 발생
美 ICBM 격납고 등 위치한 민감 항적 지나가기도
주미중국대사관 고위 관계자 초치
최근 中 정찰 풍선 수차례 목격
미국이 중국 소유로 추정되는 정찰용 풍선(Spy balloon)이 본토 상공을 비행해 전투기가 출격해 격추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찰기구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을 앞둔 가운데 미 본토 상공에서 발견됐다.
AP·로이터 통신, CNN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며칠 전 정찰기구의 미 본토 진입을 파악하고 공군기를 출격시켜 추적하는 등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현재 미 본토 상공의 고고도 정찰풍선을 탐지해 추적 중"이라며 "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면밀히 추적하고 감시 중에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은 해당 정찰기구가 중국 것으로 확신한다"며 "목적은 정찰과 감시가 분명하며 항적은 몇몇 민감한 장소를 지나갔다"고 전했다.
미 당국은 전날 몬태나주 상공에서 정찰용 풍선 격추를 검토했지만 지상에 있는 민간인들 피해가 우려돼 격추계획을 접었다. 당시 미 당국이 격추하기로 결정됐을 경우에 대비해 전날 몬태나주 빌링스 공항을 폐쇄하고 F-22 전투기 등 군 자산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보고를 받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풍선 격추가 검토됐지만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지상의 민간 피해 등을 우려해 정찰기구에 물리적 공격을 가하지 말 것을 백악관에 강력히 건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몬태나주에는 미국의 3개 핵미사일 격납고 중 한 곳인 맘스트롬 공군기지가 위치해 있으며 150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가 있다. 이 중 ICBM 미니트맨3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현재 필리핀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현지에서 고위급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워싱턴 주재 주미중국대사관 고위 관리를 초치했으며 주중미국대사관을 통해 중국 당국과 접촉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 고위 당국자는 이전 행정부를 포함해 최근 몇 년간 중국 정찰기구가 본토 상공에서 여러차례 목격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