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카드사들에게도 '기회'
시장점유율 지각변동 '주목'
애플사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가 국내 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의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당초 현대카드와 애플과의 독점 계약을 예상했으나 ‘우선계약’으로 바뀌면서 다른 카드사들에게도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다만 카드사들은 애플페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침과 동시에 현대카드를 중심으로 업계 내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여신전문금융업법·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해석 등을 고려한 결과, 신용카드사들이 필요한 관련 절차 등을 준수해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허용했다.
다만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와의 계약에서 배타적 사용권 조항을 빼는 조건이 포함되면서 전 카드사가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카드가 애플과 배타적인 거래를 위한 계약 목적으로 근거리 무선 통시(NFC) 단말기를 가맹점에 보급할 경우 ‘리베이트’에 해당할 수 있다는 해석이 붙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대카드는 독점계약 조항을 포기하고 우선계약으로 전환했다.
애플페이는 삼성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의 일종으로 신용·체크카드를 휴대폰 앱에 저장해 실물카드의 휴대 없이도 결제를 가능하게 한 서비스다. 2014년 출시돼 현재 약 70여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지난해 기준 결제규모 면에서 전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업계는 애플페이 서비스가 시작되면 우선 결제에 필요한 NFC 단말기를 갖춘 곳부터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까지 NFC 단말기 설치 가맹점은 전국 편의점과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롯데하이마트 등이다.
카드사들은 현대카드가 애플사와의 독점계약을 포기했지만 서비스 출시 초기 유일한 제휴사로 활약하는 만큼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여신금융협회의 신용카드 이용실적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별 개인 신용카드 판매실적(국내·해외 일시불·할부·국세‧지방세 등 합계액)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가 19.6%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삼성카드 17.8% ▲현대카드 16.0% ▲KB국민카드 15.4% 순이었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계기로 시장 점유율 업계 2위인 삼성카드와의 격차를 좁힐 가능성이 상당한 대목이다.
업계는 현대카드의 독주를 막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다. 특히 전 카드사들이 결국 현대카드 후발주자로 나서기 때문에 서비스 개시 전까지 상당한 물리적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업계 간 경쟁력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여전히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한 단말기 보급률이 낮은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애플페이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시장인 만큼 현대카드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시장 경쟁력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 대중화를 위해선 단말기 설치와 수수료 문제 등이 해결되는 것이 우선과제”라며 “현대카드가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에 행보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