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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안철수, '컷오프 중간결과 유출'에 들썩…'본투표 긴장감' 고조


입력 2023.02.10 00:40 수정 2023.02.10 06:49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컷오프 여론조사 중간유출에 안철수 측 "발언자 징계해야"

허은아 "선거 공정성, 정치적 의도 의심받을 수 있는 문제"

김기현 후보도 "철저히 규명해 응분의 조치 따라야" 분노

새로 유입된 '수도권·청년 표심'에 영향 미칠지 여부 촉각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는 김기현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후보(왼쪽)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 참석해있다. ⓒ국회사진취재단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내 당권주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컷오프(예비경선) 여론조사 중간유출 논란으로 인해 긴장감이 더 고조되고 있다. 이번 전대가 사상 처음으로 당심 100%로 치러지면서 새로운 캐스팅 보터로 떠오른 수도권·청년 당원의 표심이 외부적인 사태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당내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비정상적이라는 데 공감하면서 공정한 경쟁을 위한 발판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종철 안철수 후보 캠프 수석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예비경선 여론조사 투표율이 50%를 넘지 않은 시점에서, 한 인터넷 매체에서 책임 있는 당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한 중간 집계가 유출됐다"며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해당 발언자의 신원 확인과 징계 절차 착수를 요청한다"고 요청했다.


안 후보 캠프 측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친 건 컷오프를 위한 당원 여론조사 마지막 날인 이날 공식 집계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조사 결과가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인터넷 매체 '펜앤드마이크'는 국민의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예비경선 여론조사의 중간 집계에서 김기현 후보가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득표율에는 미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칠 의도를 가지고, 선거 중립 의무를 저버린 채 익명의 당직자를 인용해 익명의 기자가 작성한 기사는 언론 보도를 가장한 중차대한 범죄 행위"라며 "조사 결과 정당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친, 중차대한 범죄 행위가 입증된다면 즉각적인 제명 조치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논란은 당 내부로도 확산됐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허은아 후보는 이번 유출 사태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떤 후보가 안 되면 '대통령이 탈당하고 당이 깨진다'고 당원들을 협박하더니, 이번에는 여론조사 첫날 그 '어떤 후보'가 '50% 득표에는 미달한 것 같다'는 당 관계자발 여론조사 내용이 유출됐다"며 "사실이건 아니건, 선거 관리의 공정성 문제, 그리고 경우에 따라선 특정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받을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와 허 후보 측이 여론조사 유출 사태에 대해 반발한 이유는 이번 전대가 사상 처음으로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애초 이번 컷오프 여론조사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통과자들의 이름만 공개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본투표와 관련한 예측이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뤘던 만큼 컷오프 조사 유출이 본투표에 임하는 당원의 표심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단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당내에선 특히 올해 전대를 책임질 당원의 면면이 직전 전대와 크게 바뀌면서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이 필수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의힘이 발표한 올해 전대 참여 선거인단은 지난 2021년 6·11 전대 당시의 32만8000명에서 83만9569명으로 51만명이 넘게 늘어났다. 이 가운데 수도권 당원 비중은 32.3%에서 33.5%로 늘어났고 2040세대 비중도 32.4%를 기록했다. 기존 보수색채가 강한 영남지역과 60대이상 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청년층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이들이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 여부가 판세를 뒤바꿀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단 분석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수도권과 청년층 당원이 새로 들어온 만큼 이들이 누구에게로 갈지 정확하게 알수가 없다"며 "이처럼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만큼 이런 잡음은 전대의 흥행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해당 보도에서 경선을 1위로 통과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김기현 후보 측 역시 당 선관위에 빠른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시관 김 후보 캠프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 캠프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로 김 후보 캠프의 공정하게 진행되는 선거운동에 흠집을 내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 본인도 이날 '새로운 민심' 전국대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그 기사의 출처를 모르겠는데 만약 그런 기사를 내도록 발설한 사람이 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이고 무엇을 위해 한 것인지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이 있다면 응분의 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론조사 내용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간에 유출됐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각 후보들이 역대급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요인은 모조리 차단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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