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STO➀] 제도권 편입 토큰증권…주목 받는 조각투자

블록체인 기반 실물 자산의 증권화...IT·증권사 기회

높은 성장성 기대감...조각 투자 상품 다양화 가능성

ⓒ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에 내 토큰증권(STO·Security Token Offering)을 허용하는 관련 규율·정비 방안을 발표하면서 제도권 편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중권을 토큰화하면서 부동산과 같은 실물이나 금융자산을 작게 나눠 거래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에 연동해 부동산이나 고가의 미술품에 대한 소유권을 쪼개 파는 ‘조각투자’가 가능해지는 것으로 블록체인과 실물자산의 결합을 통해 디지털 자산 시장에 큰 변화의 물결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신 개념의 투자가 가져올 변화와 혁신을 4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금융위원회가 지난 5일 발표한 ‘토큰 증권 발행 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을 통해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을 바탕으로 발행한 디지털 자산을 증권의 일종인 토큰증권(STO)으로 정의하고 제도권에 편입하기로 하면서 향후 이 시장이 새로운 투자 먹거리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자본시장법 규율 내에서 토큰 증권을 허용하기 위한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를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기존 조각투자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기본원칙들을 토큰 증권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되 보완할 점을 보완해 제도권 내로 편입시킨다는 방침이다.

토큰 증권이 제도권 내로 편입이 되면 실물 증권과 전자 증권에 이은 증권의 새로운 발행 형태라는 점에서 신(新) 투자 시장이 개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이나 미술품 등 고가의 실물 자산을 토큰 형태로 분할해 증권화되면서 소액 투자자들이 보다 자유롭게 소유권을 확보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실물자산의 증권화라는 점에서 관련 기술 기업들과 함께 증권사들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과 미술품 등 기존 조각투자 플랫폼 업체들도 노하우와 전문성 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 중 관련 법안을 제출할 계획으로 이를 위해 관련 업계 및 증권사들의 의견 수렴이 이뤄질 전망이다.

토큰 증권 발행 및 유통 구조.ⓒ키움증

이에 따라 증권사들과 조각투자 플랫폼 업체들의 사업 준비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토큰증권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는 시점은 하반기 이후로 보고 있는 가운데 연내 성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외에서 토큰증권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성장성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에는 조각투자 프로젝트마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이 필요하여 시장이 부동산등으로 한정되었지만 이번 가이드라인 마련과 함께 다양한 자산들의 토큰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모든 증권 상품은 토큰 증권으로 만들 수 있는데 일반 투자자의 접근이 어려웠던 자산일수록 수혜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해외 국가들보다 법 제도화에 선제적으로 나선 점과 함께 국내 금융권의 고도화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시장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관련 법제화 및 인프라 구축, 관련 기술 등이 관건으로 유통 활성화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반 투자자들의 토큰 증권 시장 접근성은 높아질 것으로 분석하면서 적극적인 투자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높은 투자 한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조각 투자에 대한 일반 투자자의 연간 투자금액 한도는 1000만~2000만원으로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장외시장 토큰 증권 거래 금액이 제한될 경우 시장의 관심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이고 이는 결국 관련 시장의 더딘 성장과 수익성 기대 약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내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투자계약증권이나 수익증권의 발행과 유통 활성화 등일 것”이라며 “단기적인 측면에서 가이드라인 공개 이후 새로운 토큰 증권이 발행되고 이를 통한 자금조달이 사례가 빠르게 등장하기 보다는 토큰 증권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 조각투자 상품이 다양해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NH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