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표 자동차전문지 AMS '소형 크로스오버' 평가 1위
실차 테스트에서 포드 퓨마, 오펠 크로스랜드 등 동급 모델 제쳐
기아 유럽 판매모델 3위, 국내생산 유럽 수출 모델 1위
한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부터 판매가 중단된 기아의 소형 크로스오버 차량(CUV) 스토닉이 자동차 종주국 독일에서는 차급 내 가장 우수한 자동차로 평가받았다. 스토닉은 유럽 시장에서 기아의 효자 모델들 중 하나다.
17일 기아에 따르면, 독일의 대표 자동차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MS)는 최근 자국에서 판매되는 소형 크로스오버 경쟁력을 비교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포드 퓨마, 오펠 크로스랜드 등 유럽 시장에서 오랫동안 입지를 다진 브랜드들을 제치고 AMS는 스토닉에 가장 좋은 평가를 내렸다.
평가 대상이 된 3개 모델은 소형 해치백과 SUV의 특성을 골고루 갖춘 점이 특징으로, 길이 4.2m 내외의 작고 가벼운 차체와 120마력대 최고출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중 스토닉을 제외한 퓨마와 크로스랜드는 모두 유럽 소형차 시장에서 터줏대감 역할을 맡아 온 브랜드 출신이다. 한국에서 건너온 스토닉은 도전자 입장이었음에도 최고 평가를 받은 셈이다.
실차 테스트를 통해 바디(150), 안전성(150), 컴포트(100), 파워트레인(150), 주행 성능(150), 친환경성(150), 비용(150) 등 7개 분야를 측정하고, 여기에 전문기자의 시승 평가와 다양한 계측 정보를 바탕으로 점수를 매긴 결과 스토닉은 가장 높은 507점을 획득했다. 퓨마는 496점, 크로스랜드는 479점이었다.
스토닉은 바디 부문에서 여유로운 1~2열 공간, 정보 전달력이 뛰어난 계기판, 사용성이 좋은 조작계 구성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AMS는 “가독성이 뛰어난 원형 계기판과 감각적이면서 명확하게 구분된 조작계가 적용됐다”며 실용적으로 설계된 스토닉의 실내 구성에 주목했다. 아울러 “짧은 차체에서 얼마나 많은 공간을 뽑아냈는지 볼수록 놀랍다”며 스토닉의 넉넉한 실내 공간에 대해 호평했다.
안전성 부문에서는 퓨마가 앞서 나갔다. 세부 항목 중 하나인 ‘교통 표지판 인식 평가’에서 다른 두 차와의 점수 격차를 벌린 덕분이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세부 항목에서는 스토닉의 활약이 더 돋보였다. 스토닉은 안전사양, 주행 역학 안전성, 도로 주행 안전성, 차로 이탈, 제동 거리(냉간), 페달 감각 등 안전성 부문의 총 6개 항목에서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AMS는 “스토닉은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편안함, 편의사양 등을 평가하는 컴포트 부문에서는 스토닉과 크로스랜드가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해당 부문에서 AMS는 스토닉에 대해 “뒷좌석 승차감이 특히 안락하다. 인포테인먼트 사용 방법도 직관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승차감 항목과 인포테인먼트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파워트레인 부문에서는 크로스랜드가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파워트레인 부문의 7개 항목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획득한 것이다. 크로스랜드는 견인력, 엔진 성능, 변속기, 최고속도, 추월 가속 등의 항목에서 좋은 기량을 뽐냈다.
반면, 스토닉은 높은 연료 효율을 바탕으로 주행 지속 시간, 항속거리 항목에서 최고점을 따냈다.
이번 평가에서 세 모델의 순위를 확정지은 부문은 주행 성능이었다. 주행 성능 부문은 각 자동차의 주행 역동성과 운전 재미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해당 평가에서 AMS는 핸들링, 스포츠 주행 시 속도 기록, ESC 제어, 주행 모드, 조향 감각, 회전반경, 트랙션, 직진성 등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여기서 스토닉은 완승에 가까운 결과를 이끌어 냈다. 이는 스토닉에 풍부한 운전의 재미, 정교한 조향 감각, 다이내믹한 서스펜션 세팅 등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실측 테스트에서도 스토닉의 이런 우수한 주행 성능이 각종 수치로 증명됐다. 스토닉은 18m 슬라럼 코스를 최종 64.5km/h의 속도로 통과해 퓨마(62.1km/h)와 크로스랜드(60.4km/h) 대비 월등히 빨랐다. 또한 2개 차로를 한 번에 변경하는 회피 기동 시험에서도 스토닉은 최고 134.7km/h의 속도까지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스토닉은 주행 성능 부문에서 71점으로 퓨마(58점)와 크로스랜드(54점)를 큰 격차로 따돌릴 수 있었다. AMS는 “스토닉의 주행 모드는 폭넓은 성향 변화가 돋보인다. 조향 감각은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주행 피드백을 전달하고 주행 안전성도 뛰어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AMS는 친환경성 부문과 비용 부문의 점수를 더해 세 차량의 총점을 구했다. 이들 두 부문의 점수를 더하기 전까지의 차량 총점에서도 스토닉이 31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즉, 자동차의 순수 기량만 놓고 보아도 스토닉이 두 경쟁자를 누르고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이다.
AMS는 스토닉이 1위에 오른 비결에 대해 “스토닉은 굽이진 코너에서 풍부한 운전의 재미를 제공하며, 역동적인 서스펜션 세팅으로 조화로운 주행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스토닉의 수준 높은 주행 성능이 다른 경쟁자와 차별화된 요소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토닉은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단종됐다. 같은 회사의 인기 소형 SUV인 셀토스보다 작은 차체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는 데 한계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소형 해치백이 각광받는 유럽 시장에서는 스토닉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스토닉의 유럽 판매량은 5만5161대로 기아 판매모델 중 세 번째로 많았다. 동유럽(1만416대)까지 포함하면 6만5577대에 달한다.
스토닉은 수출 효자 모델이기도 하다. 유럽 판매물량을 슬로바키아에서 생산하는 스포티지, 시드 등과 달리 스토닉은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기아의 국내 생산 유럽 수출 모델 중에서는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