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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英 대사관서 일한 경비원, 알고 보니 러시아 스파이였다


입력 2023.02.19 16:22 수정 2023.02.19 16:24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텔레그래프

독일 주재 영국 대사관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며 러시아에 기밀 정보를 넘긴 스파이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17일(현지시간) AP,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법원은 데이비드 발렌타인 스미스(58)에게 8건의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징역 13년 2개월형을 선고했다.


스미스는 스코틀랜드 태생으로 영국 공군에서 복무한 경력이 있으며, 4년 동안 베를린의 영국대사관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다.


그는 2020년 영국 대사관의 내부 배치 및 활동, 직원들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을 베를린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에 넘겼다. 또 '추가 정보'를 주겠다며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사실을 파악한 수사 당국에 꼬리를 잡혔고, 지난해 8월 베를린에 있는 자택 인근에서 체포됐다.


영국과 독일 정부 당국은 스미스를 체포하기 위해 드미트리라는 이름의 러시아 스파이 행세를 하며 그에게 접근했다. 드미트리는 영국 대사관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스미스는 적극적으로 그를 도왔다.


드미트리에게 속아 넘어간 스미스는 내부 문서를 복사해 넘기는 등 협조했고, 그에게 "나는 나를 고용한 자들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독일에 있고 싶지 않다. 나치 놈들의 나라에 갇혀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스미스는 재판에서 "러시아 측에 두 차례 정보를 넘긴 것이 전부이며, 대사관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에 대해 교훈을 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검찰은 그의 집에서 러시아로부터 받은 800유로(한화 약 110만원)의 현금을 발견했다. 또 그가 온라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등 친러시아적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는 "스미스는 배신의 대가로 러시아에서 돈을 받고, 수년에 걸쳐 상당한 양의 자료를 넘겼다. 그가 저지른 범행은 영국의 국익을 훼손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재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잠재적 가능성이 있었다"며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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