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인생은 한 방’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 말은 흔히 ‘로또’와 같은 갑작스러운 부를 누리게 됐을 때 사용되는데, 연예계에서도 통용된다. 그간 주목을 받지 못했다가 예상치 못한 기회에 대중적 인지도를 얻게 되는 경우에 그러하다. 지난해 ‘가장 예쁜 별을 너에게’로 SNS를 통해 큰 사랑을 받게 된 ‘마리탱’을 두고도 같은 말이 나온다.
그런 걸 보면 결론적으로 ‘인생은 한 방’이라는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흔히 ‘로또’와 같이 치부될 건 아니다. 이들이 주목을 받지 못했던 시기에도 꾸준히 자신의 길을 연구하고, 고민해왔던 과정이 있기 때문에 ‘한 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겨우 한 방을 보여준 마리탱은 이렇게 말했다. “총알은 많다”고.
-각각의 이름을 마리와 탱으로 짓게 된 배경이 있나요?
‘마리’라는 이름은 저희 아버지가 절 부르시는 애칭이에요. 코가 피망같이 생겼다고 집에서 불리는 별명이 ‘망망이’인데 가끔 마리망이라고 부르실 때가 있어요. 거기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탱’은 태원이라는 이름에서 나온 건데 친구들이 편하게 최탱이라고 불러서 활동명으로까지 사용하게 되었어요.
-두 분이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됐는지도 궁금해요.
서울에 처음 올라와서 한 학기동안 학교에 다녔어요. 그러고 학기가 끝났는데, 수중에 아무것도 없고 음악활동을 시작할 여건이 전혀 안 돼서 친구에게 하소연을 했어요. 다시 울산으로 내려가고 싶다며 마음 약한 소리를 했더니 본인 사촌동생이 서울에서 힙합크루에 속해있다며 그 크루에서 공연이라도 한번 해보고 내려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촌동생을 소개시켜줬는데 그 크루에 있던 크루원들 중 한명이 ‘탱’이었고 마침 디지털싱글을 준비하며 보컬을 찾던 중이라 음악적 인연으로 이어졌어요.
-함께 활동하면서 부딪히는 부분은 없었나요?
부딪히는 부분이 거의 100퍼센트랍니다. 하하. 몸의 모든 요소가 다 반대로 이루어진 생명체와 함께하는 느낌이랄까요. 정말 많이 싸웠어요. 갈등이 생기면 일단 부딪히고 싸운답니다. 그렇게 5년을 싸우다보니 이제 상대방의 분노버튼이 뭔지를 파악하게 되어서 싸움을 피하는 요령을 좀 터득한 것 같아요.
-처음 ‘마리탱’으로 앨범을 낸 건 2019년인 걸로 알아요. 데뷔 당시와 지금, 대중적인 인지도가 많이 달라졌는데요. 이런 변화를 체감하고 계신가요?
일단 이 질문을 받는 것 자체로도 많은 변화가 체감 되네요(웃음). 감사해요.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이제 누군가 저의 직업을 물어볼 때 가수라고 대답할 수 있게 된 점이에요. 그게 저에겐 5년 만에 일어난 기적 같은 일이고요.
-이런 인지도 변화는 지난해 틱톡 등 SNS를 통해 이뤄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역주행 곡이었던 ‘가장 예쁜 별을 너에게’의 반응을 예상했나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발매 당일에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이에요.
-어떤 부분이 역주행을 이끌었다고 생각하시나요?
가사였던 것 같아요. 남녀노소,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사랑할 수 있는 가사가 역주행의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또 자극적이지 않은 멜로디와 편곡이 그 가사를 잘 전달해 주었다고 생각해요.
-가장 인상 깊었던 반응이 있다면요?
초등학생들에게 꽤나 인기를 얻었어요. 초등학생들의 댓글과 커버영상들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순수한 마음으로 접해준 저의 음악이 그 마음들을 통해서 더 빛나고 있더라고요. 제 노래를 들으며 좋아하는 친구, 선생님을 떠올리고 그 노래를 통해 자신이 사랑받는다고 느낀다는 댓글들을 봤을 때 정말 눈물이 날 것처럼 행복했어요.
-힘들었던 시기는 없었나요?
여러 가지 일들이 떠오르네요. 사실 음악활동은 수입이 없어도 항상 재밌었어요. 좋아하는 일이니까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는데, 팀을 유지해야 하는 부분에서 다툼이 많이 있었고 또 회사를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어떤 음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음악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 어딘가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던 시간이 꽤나 길었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원하는 목표가 같다는 점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였던 것 같아요. 꿈을 이루는 게 당장 힘든 것 보다 더 중요했거든요.
-이번 신곡 ‘내 맘 좀 받아 줄래’는 어떤 곡인가요?
왠지 딸기가 떠오르는 노래에요. 달고 시원하죠(웃음). 오랜 친구로 지냈던 이성 친구에게 마음을 담아 고백하는 내용의 사랑노래랍니다.
-이전의 마리탱의 곡들과 이번 신곡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요.
맞아요. 이번 곡은 마리탱이 처음 선보이는 댄스곡입니다. 춤을 추진 않았지만 댄스장르라서 노래만 들어도 어깨춤이 절로 나오실 거에요(웃음)
-앞선 곡이 크게 주목을 받은 만큼, 이번 앨범의 성적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저도 제가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아요. 총알은 많으니까요!
-특히 직설적인 가사가 눈데 띕니다.
역대급으로 오랜 시간을 들여서 쓴 가사에요. 이번엔 사실 제 가사라고 하긴 힘들 것 같아요. 콘셉트가 정해져 있었고, 가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분명해서 오히려 저답게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가사랍니다.
-신곡 작업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개인적으로 작사가 제일 힘들었어요. 이전 앨범들은 모두 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사를 했다면, 이번 가사는 백퍼센트 픽션이라서 정말 며칠을 매달려서 가사작업만 했네요.
-앨범 작업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뮤직비디오 촬영이 정말 재밌었어요! 촬영장에 도착해서까지 제가 직접적으로 연기를 해야 될 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태어나 처음 배우분과 함께 연기를 해봤답니다. 뮤직비디오라 대사가 없다보니 모든 씬을 애드리브 대사로 촬영했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 얻고 싶은 성과,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요?
원하는 수식어는 ‘가수’인데요. 저번 앨범 덕분에 누군가에게 저를 가수라고 소개할 수 있게 됐다면, 이번 앨범을 통해 제가 스스로 가수라고 말하지 않아도 제가 가수인 걸 사람들이 알게 되는 앨범이 되었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마리탱의 방향성도 궁금해요. SNS 활동은 물론 전체적인 음악적 방향성까지요.
‘가장 예쁜 별을 너에게’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제 음악이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이 아주 크다는 것이었어요. 저의 노래를 통해 누군가 사랑받는다고 느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그 황홀함을 계속 느끼고 싶어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SNS로 팬 분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아티스트들이 누리는 특권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음악적으로 마리탱의 최근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인가요?
사실 음악활동을 계속 하면 할수록 이 딜레마는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어떤 음악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요. 내가 하고 싶은 음악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 사이에서 아주 멋진 타협점을 찾고 싶어요.
-마리탱의 올해 목표, 또 최종 목표는?
목표라는 게 정해놓는 게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올해 저의 슬로건은 ‘이번엔 내가 뭘 해내는지 보자’입니다. 올해도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가려고요. 하하. 최종목표는 1위 가수입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