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유동규 법정 밖 발언, 판사도 살펴볼 것…유튜브 영상, 검사가 증거로 제출할 수도"
"법적으로 제재할 수는 없지만 피고인이자 피의자 유동규, 정파성 유튜브 나가서 발언 조심해야"
"이재명, 재판서 '유동규는 신뢰할 수 없는 메신저'라며 메시지 훼손할 가능성 높아"
"빚만 있어 사선 변호인 없는 유동규…대형 로펌 선임했다면 정제된 언어로 대응했을 것"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유튜브를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일화를 낱낱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우선 법적으로 유 전 본부장을 제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유 전 본부장의 작심 폭로가 어떤 식으로든 재판부와 검사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이 피고인이자 피의자 지위에 있는 만큼 정파성 있는 유튜브에 나가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며, 이 대표가 재판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은 신뢰할 수 없는 메신저"라며 메시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23일 유 전 본부장이 출연한 유튜브 '유재일TV'에 따르면 시사평론가 유재일 씨는 "앞으로 100회 이상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관련 이야기를 풀어낼 계획"이라고 지난 21일 밝혔다. 실제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유 씨의 유튜브에서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표를 얻기 위해 저와 만났다. 이 대표는 오로지 표에만 관심이 있었다"고 말하는 등 이 대표를 겨냥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법조계에서는 유 전 본부장의 폭로가 그 어떤 식으로든 재판부와 검사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형사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김기윤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의 법정 밖 발언은 재판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판사들도 기사를 읽어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검사들은 그 기사에 대해 추가 증거로 제출할 수 있다. 이번에 유 전 본부장이 출연하는 유튜브 영상을 파일로 제출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법률사무소 WILL 김소연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은 피고인이자 피의자 지위에 있다. 수사 대상인 사람이 특정 정파성이 있는 유튜브에 나가서 발언하는 것은 스스로도 조심해야 하는 일이다"며 "특히 공식적인 언론도 아니고 전격 인터뷰 형태로 정제되지 않은 생각이나 의도를 유튜브를 통해 다 드러낸다면 유 전 본부장에게 손해일 수 있다. 이 대표가 재판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은 신뢰할 수 없는 메신저'라며 메시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의 발언이 여론에 영향을 줘서 '이 대표를 구속해라' 하는 여론이 강해지면, 검찰도 압박을 받을 것이다. 그로 인해 이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려고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구승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법정 밖에서 이같이 발언을 하더라도 제지할 방법은 없다. 가끔 경고할 때도 있겠지만, 법적으로 제재하는 등 조치를 내리기는 어려운 것으로 안다"며 "특히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의 관계는 상호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라기보다는 함께 엮인 관계로 보여서 (재판부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피해자와 관련해 언급하고 다니는 경우는 재판부에서 준엄하게 경고하는 때도 있다"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불법 대선자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재판에선 국선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 전 본부장은 현재 별 다른 재산 없이 빚만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법정 밖에서 그를 변호해줄 사람은 없는 상황이다. 법조계에선 유 전 본부장이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계속해서 내뱉는 것이 사선 변호인의 부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변호사는 "국선으로 활동하시는 분 중에서 사선으로도 훌륭하게 활동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자본주의 논리상 거액의 수임료를 받을 때와는 케어의 범위가 다를 수밖에 없다. 국선 변호를 하게 되면 보통 공판 자체에만 신경 쓰게 된다"며 "사선 변호인은 갈등의 종국적 해결 혹은 의뢰인의 총 복리를 위해서 움직이다 보니 언론 대응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케어를 할 수밖에 없다. 변호인의 역할이 꼭 법정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발생하는 협상 같은 부분들도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아무래도 유 전 본부장이 자금이 막히지 않고, 대형 로펌을 선임했다면 언론 경험이 많은 분들이 정제된 언어로 대응했을 것이다"며 "그렇게 되면 판을 더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